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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해무익 언급’ 韓정부 비판
자유북한운동 박상학대표는
“막아야할 것은 北 세습독재”

통일부가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의 대북전단 살포 중단 요구에 즉각적인 관련 법 추진과 여론전에 돌입하면서 국내외적으로 반발이 확산되고 있다. 국내 탈북단체와 북한인권단체들은 통일부의 행보를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위헌적인 발상’ ‘과도한 대북 눈치 보기’로 규정하며 오는 25일 6·25전쟁 70주년을 맞아 대북전단 100만 장 살포를 강행하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여기에 국제인권단체까지 전단 살포를 금지한 정부에 대한 비판 대열에 가세했다.

국제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HRW)는 5일 문재인 정부의 대북전단 살포 금지 법안 제정 방침에 “터무니없으며, 대북전단 살포를 엄중 단속한다면 매우 유감스러울 것”이라고 밝혔다. 필 로버트슨 HRW 아시아담당 부국장은 이날 자유아시아방송 인터뷰에서 “전단 살포는 무해한(harmless) 활동”이라고 전제한 뒤 “북한은 지금 한국 정부를 존중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전날 청와대가 “백해무익한 활동”이라고 규정한 것과 상반된다. 대북인권단체 ‘전환기정의워킹그룹’의 이영환 대표도 이날 문화일보에 “북한은 2014∼2015년에도 대북전단을 문제 삼았지만 당시 통일부는 ‘신중 요청’ ‘헌법상 표현의 자유 금지 및 처벌 곤란’ ‘필요시 안전조치’를 기본입장으로 밝혔다”며 “정부가 바뀌었다고 행정부가 상반된 입장의 법 제정을 거대 여당에 공개 요청하고 있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전단을 살포했던 박상학(사진) 자유북한운동연합 대표는 오는 25일 6·25전쟁 70주년을 맞아 또다시 대북전단 100만 장을 날려 보내겠다고 밝혔다. 박 대표는 이날 “정부가 막아야 할 것은 김정은·김여정의 세습 독재와 폭언, 북한 핵미사일, 백주대낮의 무력도발, 야만행위”라며 대북전단 제재 법안 추진 방침에 반발했다. 이럴 경우 정부와의 충돌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통일부는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김연철 통일부 장관은 이날 오전 장관 집무실에서 접경지역시장군수협의회 관계자들을 만나 전단과 관련한 조치를 위반한 사람들을 처벌해 달라는 내용의 건의문을 전달받았다.

마크 내퍼 미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부차관보는 이날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주최 화상 세미나에서 통일부의 움직임에 대해 “남북 관계의 어떠한 진전도 북한 비핵화의 진전과 함께 가야 한다고 확신한다”고 밝혔다.

김영주·최지영 기자, 워싱턴 = 김석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