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전 “법적 제재안 찾아라”지시
野대표 시절에도 “살포 금지해야”

대북 전단 살포에 대해 불쾌한 반응을 보인 북측 담화에 청와대가 “삐라(대북 전단) 살포는 백해무익한 행동”이라고 강한 입장을 내놓은 배경에는 대북 전단에 대한 문재인 대통령의 확고한 입장이 깔려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여권 관계자는 5일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문 대통령의 대북 전단에 대한 입장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전날(4일) 남북군사합의 파기 가능성까지 거론하며 탈북민의 대북 전단 살포를 문제 삼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의 담화에 청와대는 대북 전단 살포는 안보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날 오전 청와대 관계자는 “청와대는 4·27 판문점선언과 9·19 남북군사합의가 지켜져야 된다는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고 설명했다. 비슷한 시간 통일부는 법안 개정 필요성까지 제시했다. 이날 오후 청와대의 반응은 더 세졌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입장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삐라 살포는 백해무익한 행동”이라며 “안보에 위해를 가져오는 행위에는 정부가 단호히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북 전단 살포에 부정적인 입장은 동일하지만 표현의 강도는 훨씬 세졌다.

이 같은 청와대와 정부의 적극적인 대응에는 결국 문 대통령의 의중이 실린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실제 문 대통령은 취임 두 달째인 2017년 7월 4일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화성-14’형을 발사한 직후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민간단체의 대북 전단지 살포를 법적으로 제재할 방법을 찾아보라”고 지시한 바 있다. 새정치민주연합 대표 때인 2015년 9월에는 “(북한과의) 관계를 지속적으로 개선하기 위해 대북 전단지 살포는 금지해야 한다”고 밝혔다.

민병기 기자 mingmi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