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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찬 대표 의총 발언 후
‘과거사 청산 입법’ 본격화

文정부 밀어붙인 적폐청산
대부분 성과없이 흐지부지

더불어민주당이 3일 5·18 민주화운동 진상규명을 위한 관련 법안을 당론으로 발의하는 절차에 들어갔다. 민주당은 조만간 의원총회를 열어 소속 의원 177명 전원 명의로 법안을 발의할지를 최종 결정한다. 전날(2일) 이해찬 대표가 ‘잘못된 현대사 바로잡기’를 21대 국회 핵심 과제로 제시한 데 이어 본격적인 과거사 청산에 돌입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민주당 최고위원회의는 이날 ‘5·18 민주화운동 40주년 관련 법안 당론 채택 요청의 건’을 안건으로 올려 5·18 민주화운동 등에 관한 특별법(역사왜곡처벌법)과 5·18 민주화운동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법 등 2개 법안에 대한 당론 채택 여부를 논의했다.

송갑석 대변인은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당론화를 위한 절차를 시작하기로 했다”며 “정책위원회의 검토를 거쳐서 의원총회에서 의결하면 당론 법안으로 채택된다”고 설명했다. 송 대변인은 이어 “이 대표가 지난달 광주 최고위 회의에서 관련 법안을 우선 처리법안으로 해야 한다고 했다”며 속도전을 예고했다.

역사왜곡처벌법은 5·18 민주화운동의 진실을 왜곡·비방·날조하거나 민주화운동과 관련된 사람 또는 단체의 명예를 훼손하는 행위를 금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법은 5·18 진상규명위원회에 강제조사권을 부여하는 등 권한 강화를 골자로 한다.

이 같은 분위기는 이 대표가 전날 21대 국회 첫 의원총회에서 “그간 잘못된 현대사의 왜곡을 하나씩 바로잡아 가는 과중한 책무가 여러분에게 있다”고 강조한 것과 무관하지 않다는 게 정치권 해석이다. 문재인 정부가 전반기 각종 적폐 청산을 시도한 데 이어 하반기에는 과거사 청산으로 주류 교체 및 장기 집권의 정통성을 확보하려 한다는 것이다. 한명숙 전 국무총리 사건 재조사와 1987년 KAL 858기 폭파 사건 등을 다시 거론하는 것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당 핵심 관계자는 “진실을 명확히 규명해 정의를 바로 세우고 다시는 이런 비극이 반복되지 않게 하겠다는 의지”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가 임기 전반기 추진했던 적폐청산이 대부분 성과 없이 끝난 것에 비춰봤을 때 과도한 과거사 청산도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법 농단 의혹과 관련해선 신광렬·조의연·성창호 판사가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고,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과정에서 국군 기무사령부가 내란음모를 일으켰다는 의혹에 대해선 수사가 중단된 상태다.

손우성 기자 applepi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