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수처리장 오염수 역류 추정

부산 수돗물 상수원인 경남 양산 물금취수장에서 발암물질인 ‘1, 4-다이옥산’이 검출돼 부산 및 양산시 등이 긴급 대책 마련에 나섰다. 취수장 원수에서 다이옥산이 나온 것은 지난 2009년 대구공단에서 유입된 다이옥산 파동 이후 처음이다. 환경부는 인근 업체 전수조사 등을 통해 원인을 규명한다는 방침이다.

21일 부산시상수도사업본부 등에 따르면 최근 물금취수장 원수 수질검사 결과 다이옥산이 5.5㎍/ℓ 검출됐다. 상수도 당국은 11년 만의 첫 검출이란 점에서 긴장하고 있다. 또 부산시상수도본부가 양산시 동면하수처리장의 하수가 방류되는 낙동강 지류인 양산천 등에서 방류수 수질을 조사한 결과, 다이옥산 농도가 8000㎍/ℓ나 나왔다. 이는 먹는 물 수질 기준보다는 160배나 높은 수치다. 상수도본부는 동면하수처리장에서 양산천으로 방류된 다이옥산 성분이 섞인 낙동강물이 상류로 역류하면서 물금취수장 수질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이 하수처리장은 물금취수장에서 하류 쪽으로 5.2㎞, 낙동강 본류와는 3.1㎞ 떨어져 있다. 대구공단 영향이 아니라 하류인 하수처리장 방류수의 역류 때문에 다이옥산이 검출된 것도 처음이다. 이 하수처리장은 양산시 및 공단 등의 하·폐수를 처리하고 있다.

문제는 다이옥산 등 미량 유해물질이 하수처리장 방류수 수질검사 항목에는 아예 빠져 있다는 점이다. 부산시상수도본부 관계자는 “부산은 물론, 양산 수돗물까지 위협하고 있어 양산시 및 낙동강유역환경청과 대책회의를 갖고 미량 유해물질도 방류수 검사기준에 포함시켜 줄 것을 요구했다”고 말했다. 부산시상수도본부는 또 수돗물 정수의 주요 처리 과정에서 오염물질을 제거하는 입상활성탄 교체 시기를 3년(전국 공통)에서 1년으로 단축하고, 분말 활성탄 투입을 대폭 강화하는 긴급 대책을 수립했다고 밝혔다. 양산시도 지역 제조업체 중 다이옥산을 취급하는 업체에 대한 전수조사에 나서는 한편 다이옥산 등 유해물질 저감을 위한 대책을 마련 중이다. 독성물질인 1, 4-다이옥산은 인체에 다량이나 장기간 노출되면 신장이나 신경계 손상 우려와 함께 암을 유발할 수 있다

이에 대해 환경부 관계자는 “부산시상수도본부 설명과 달리 당시 낙동강은 갈수기였다”며 “갈수기에 인근 사업장에서 임의배출 혹은 사고로 다이옥산이 배출됐고, 낙동강 역류현상까지 발생하면서 유독물질이 확산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다.

부산 = 김기현 기자 ant735@munhwa.com, 송유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