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연료 1500만원중 800만원
특강 찬성 위원들이 따로 모아

이규민(경기 안성)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당선인이 상임대표를 맡았던 안성 평화의 소녀상 건립추진위원회가 방송인 김제동 씨의 특강료 중 일부를 소녀상 모금액에서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당시 일부 추진위원들은 “모금 취지와 맞지 않는 지출”이라며 반대한 것으로 전해졌다.

19일 추진위에 따르면 2017년 4월부터 소녀상 건립을 위한 거리모금에 돌입한 추진위는 그해 10월 21일 한경대 실내체육관에서 김 씨를 초청해 안성역사 강연을 열었다.

이 강연은 이 당선인이 주도해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씨에게 주어진 강연료는 총 1500만 원이었다. 이 당선인이 기부금을 김 씨 강연비로 쓰자고 제안하자, 일부 추진 위원들은 “김 씨가 왜 역사 강연을 하느냐”며 문제 제기를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논의 끝에 추진위는 소녀상 건립 목적으로 모금한 돈 700여만 원과 별도로 800만 원을 모금했다. 이 800만 원은 김 씨의 특강에 찬성하는 추진위원들이 모았다는 설명이다.

추진위는 당해 9월 한경대에 강연 장소 대관료 25만여 원을 지출하고 실내체육관을 빌려 강연을 열었다. 강연은 “아이들이 살아가는 땅에서 전쟁하자는 사람은 없어야 하는 것 아니냐” “보수 정당은 북한을 이용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할 수 없다” 등의 내용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추진위 관계자는 “당시 김 씨에게 1500만 원이 지급된 것은 맞지만, 김 씨가 500만 원은 소녀상 모금을 위해 써달라며 다시 돌려줬고, 1000만 원은 군인들을 위해 사용하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앞서 이 당선인은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일본군 성노예제 문제 해결을 위한 정의기억연대(정의연)’ 전신)의 위안부 할머니들을 위한 쉼터 ‘평화와 치유가 만나는 집’ 매입을 중개한 것으로 드러나 논란을 빚었다. 이 당선인은 정의연 이사장이었던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당선인의 남편과 같은 민족해방(NL) 계열 운동권 후배로, 부부 모두와 인연이 있다.

안성=박성훈 기자 psho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