쉼터 매입과정도 의혹 눈덩이
부지매입 5년7개월 지나 준공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 해결을 위한 정의기억연대(정의연) 전신 격인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가 7년 전 사들였다가 최근 매각한 경기 안성의 위안부 피해자 쉼터를 둘러싼 의혹이 비용 문제와 매매 계약에 얽힌 인사들 간의 인맥 문제 등으로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다.

18일 문화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정대협은 지난 2013년 9월 12일 위안부 피해자 쉼터인 ‘평화와 치유가 만나는 집’을 만들기 위해 경기 안성시 금광면 상중리에 있는 800㎡ 부지의 2층 건물(연면적 195.98㎡)을 7억5000만 원에 사들였다. 해당 건물의 건축신고 시점은 2010년 8월 27일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시점은 현대중공업이 정대협에 위안부 피해자 쉼터 관련 지정기부금 기증을 발표한 2012년 8월 30일을 2년 앞둔 시점이었다. 건축 착공 시점은 불분명하지만 해당 주택의 완공 시점은 2012년 11월 1일로 나타난다. 건물 보존등기도 당시에 이뤄졌다. 정대협에 주택을 매매한 사람은 건축업자 김모 씨 부인인 한모 씨인 것으로 파악된다. 김 씨는 국내에 스틸하우스 건축을 선도적으로 도입한 건축업자로 알려져 있다.

김 씨 가족이 정대협에 건물을 매매하는 과정에서는 4·15 총선 안성 지역구에서 당선된 이규민 더불어민주당 당선인이 중개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씨는 이 당선인이 운영하는 안성신문의 운영위원장이기도 하다.

2013년 11월 당시 쉼터 개소를 알리는 안성신문 기사에 따르면 “주인을 기다리던 집과 쉼터를 찾던 정대협을 연결해 준 것이 안성신문 이규민 대표”라고 적시돼 있다. 이 대표와 윤미향(현 더불어민주당 당선인) 당시 정대협 대표의 사이에는 윤 전 대표의 남편 김삼석 수원시민신문 대표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대표와 이 대표는 각각 지역 언론을 운영하며 시민운동을 전개해 왔던 선후배 사이다.

문화일보 취재진이 2010년 이후 인근의 유사한 규모 토지·건물 거래가격을 조사한 결과 대다수가 1억∼2억 원대에 그쳤다. ‘경기 부동산정보조회 시스템’에서도 해당 주택의 개별주택가격을 조회하면 2013년에 1억5200만 원 수준이었고, 올해 초 기준으로도 1억7600만 원 수준이었다. 정대협 쉼터가 첨단 공법을 이용한 신축 건물이라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해당 주택의 2013년 당시 정상가격이 최근 매각가였던 4억2000만 원 이상은 아니라는 지적이 나온다.

정대협이 최근 쉼터 매도 계약을 체결한 날짜가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92) 할머니의 기자회견과 겹치는 것도 의문으로 남는다. 지난 4월 22일 이용수 할머니는 대구의 한 역사관에서 윤 당선인의 국회 진출을 반대하며 “더 이상은 속지 않겠다”고 발언했다.

조재연 기자 jaeye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