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억원대 아파트 전액현금 지급
尹 “살던 아파트 처분”밝혔지만
매각 8개월 전에 이미 낙찰받아

윤미향(전 정의기억연대 이사장) 더불어민주당 당선인이 2012년 경매에 부쳐진 2억 원대 아파트를 전액 현금으로 매입해 자금 출처에 대한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윤 당선인은 “살던 아파트를 팔았다”고 밝혔으나, 아파트 낙찰은 기존 아파트 매각보다 8개월이나 먼저 이뤄졌다. 등기부 등본에는 윤 당선인이 부동산을 담보로 대출을 받은 기록이 없어서 윤 당선인이 어떤 자금으로 아파트 대금을 마련했는지 논란이 일고 있다.

곽상도 미래통합당 의원이 18일 공개한 경기 수원시 권선구의 A 아파트 등기부 등본에 따르면 윤 당선인은 2012년 3월 29일 경매로 이 아파트를 낙찰받았다. 같은 해 4월 26일 법원의 매각 허가를 거쳐 5월 9일 소유권 이전 등기, 8월 21일 전입 신고를 했다.

윤 당선인은 이날 CBS라디오에 출연해 A 아파트 자금 출처와 관련, “지금 살고 있는 아파트를 경매로 사기 위해 전에 살던 아파트를 팔았다”고 밝혔다. 윤 당선인이 1999년 매입해 14년간 거주했던 수원시 영통구 B 아파트를 가리킨 것이다. 윤 당선인이 이 아파트를 1억8950만 원에 매각한 건 2013년 1월 7일로, A 아파트 매입 시점과는 8개월 차이가 난다. 두 아파트 등기부 등본에는 윤 당선인이 아파트를 담보로 대출을 받은 기록(근저당 설정)이 없다. 8개월 동안 자금을 어떻게 융통해 매입 대금을 납부했는지는 설명되지 않는다. 곽 의원은 “이전에 살던 아파트 매각 대금이 아닌 다른 자금으로 경매 취득한 것이 분명하다”며 “윤 당선인이 현재 기부금 유용 의혹을 받는 만큼 A 아파트 자금 출처를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문화일보가 정의연이 2013년 7억5000만 원에 매입한 경기 안성시 금광면 상중리의 위안부 할머니 쉼터인 ‘평화와 치유가 만나는 집’ 인근의 2010년 이후 유사한 규모 토지·건물 거래가격을 조사한 결과, 대다수가 1억∼2억 원대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 부동산정보조회 시스템에서 쉼터의 개별주택가격을 조회하면 2013년에 1억5200만 원 수준이었고, 올해 초 기준으로도 1억7600만 원 수준이다.

또 국세청 공익법인 공시를 분석한 결과 정의연은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힐링센터 운영비로 총 9303만7450원을 지출했다. 힐링센터에 상주하며 관리를 맡은 윤 당선인 부친에게 지급된 인건비(6년간 약 7500만 원)를 제외한 금액이다. 사실상 빈집으로 방치돼온 힐링센터에 인건비 외에도 연평균 1500만 원 상당의 운영비가 쓰여온 것이어서 용처를 둘러싸고 의문을 낳고 있다.

서종민 기자 rashom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