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 지원 등을 위해 설립된 공익법인인 정의와기억연대의 기부금 비리 의혹이 갈수록 커지는 가운데 거액의 국고보조금도 미스터리투성이다. 미래통합당 소속 곽상도 의원실이 정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윤미향 더불어시민당 당선인이 이사장이던 정의연과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는 여성가족부·교육부·서울시 등으로부터 2016년 1600만 원, 2017년 1억(億)5000만 원, 2018년 4억3000만 원, 2019년 7억4708만 원 등 4년 간 국고보조금 13억4308만 원을 받았다고 한다.

하지만 정의연의 국세청 공시 자료에는 국고보조금이 2016∼2018년은 0원, 지난해엔 수령액보다 2억912만 원이 적은 5억3796만 원으로 기재됐다. 정대협도 직전 해의 보조금 공시를 2017년부터 올해까지 매년 0원이라고 했다. 모두 8억 넘게 실종된 셈이다. 정의연 측은 “자료 입력 과정에 오류가 있었던 것 같다”고 주장하지만, 궁색한 변명으로 들릴 수밖에 없다. 국민 세금인 국고보조금을 눈먼 돈으로 여기지 않았다면, 4년 간이나 전혀 받지 않았다거나 축소하진 않았을 것이다. 법적 의무인 ‘투명하고 정확한 공시’조차 외면하는 식이니, 여가부 등에 낸 사용 내역 보고서도 엉터리일 개연성이 크다. 정의연은 지난해 별세한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 5명 장례비로 750만 원을 지원했다고 하지만, 그중 한 분인 고(故) 곽예남 할머니의 유족은 “조의금 25만 원 외엔 어떤 지원금도 받지 못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문재인 정부 출범 후 이들 단체에 대한 국고보조금이 매년 폭증해 지난해엔 전임 정부 때인 2016년 대비 46.6배에 이른 사실과 함께, 지정된 용도에 집행됐는지를 해당 부처와 서울시가 제대로 점검하지 않은 배경 또한 석연찮다. 기부금 의혹과 마찬가지로, 국고보조금 8억 원 미스터리도 정부와 서울시는 당장 특별감사에 나서야 한다. 감사에서 위법 혐의가 드러나면, 수사 기관에 고발하는 것이 책무임은 물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