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인 이용수(92) 할머니가 “학생들에게 증오와 상처만 가르친다”고 비판하며 향후 불참을 선언한 ‘수요집회’는 지난 28년간 위안부 피해 문제를 전 세계로 널리 알리는 성과를 남겼지만, 집회를 둘러싸고 잦은 마찰이 반복되면서 국내외 갈등의 불씨로 작용하기도 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8일 정의기억연대(정의연) 홈페이지에 따르면 공식 명칭이 ‘일본군성노예제 문제 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시위’인 수요집회는 1992년 1월 8일 수요일 미야자와 기이치(宮澤喜一) 당시 일본 총리의 방한을 계기로 위안부 문제에 대한 진상 규명과 피해자들의 명예회복을 요구한 것에서부터 시작됐다. 이후 집회가 계속 진행되며 지난 6일까지 1438차를 맞았다. 28년간 이어진 수요집회는 2002년 3월 13일 500회 때 단일 주제에 의한 최장기 시위로 기네스북에 오르기도 했다.

일본군 위안부 이슈를 대내외적으로 확산하고 세계 지성의 양심을 움직였다는 긍정적 평가에도 불구하고 수요집회는 국내외적으로 반목과 갈등을 유발한다는 지적도 받고 있다. 특히 지난해 7월부터 시위가 열리는 서울 종로구 옛 주한 일본대사관 주변에서 일부 시민단체가 수요집회 중단을 요구하는 맞불 집회를 열면서 심한 언쟁과 몸싸움, 달걀 투척 등 험악한 분위기가 연출되기도 했다.

김성훈 기자 powerkimsh@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