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문다혜(41) 씨가 음주운전 사고를 내기 약 2시간 전인 5일 0시 38분 술자리를 함께한 한 남성의 부축을 받으며 3차 술자리 장소로 이동하는 모습. 독자 제공

■ 경찰, 진정서 접수 후 조사 검토

민원인 “동행자 만취상태 인지
운전 예상하고 대리 불렀어야”

문씨에 위험운전혐의 적용 검토

문재인 전 대통령의 딸 문다혜(41) 씨가 음주운전 혐의로 입건된 가운데 경찰이 사고 직전 문 씨와 술자리를 가진 남성의 ‘음주운전 방조’ 혐의도 들여다 볼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문 씨 측과 출석 일정을 조율 중이다.

서울 용산경찰서는 “문 씨와 동행했던 남성의 음주운전 방조 혐의도 조사해달라”는 진정을 접수하고 조사를 검토 중이라고 10일 밝혔다. 진정을 넣은 민원인은 문화일보에 “문 씨는 수차례 차량 압류를 당할 만큼 상습 불법운전자였다”며 “동행자는 문 씨가 당일 만취 상태였다는 것을 충분히 알고 있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음주운전을 할 수도 있다’고 예상하고 대리 기사를 부르는 등 조치를 취했어야 했다”고 주장했다.

본보가 확보한 CCTV 영상에 따르면 동행자 A 씨는 지난 5일 자정이 넘은 늦은 시각까지 문 씨와 술을 마셨다. 2∼3차 술자리 장소를 함께 찾는 모습도 포착됐다. 문 씨는 2차로 간 한 술집에서 ‘너무 취해 있으니 나가달라’는 점주의 부탁을 받고도 테이블을 치며 “술을 달라”고 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A 씨는 이런 문 씨를 부축해 나가는 등 비교적 제정신을 유지했던 것으로 보인다. 문 씨가 자신의 캐스퍼 차량에 탑승하기 전 다른 사람의 차량을 열려고 수차례 시도한 같은 날 오전 2시 5분쯤에는 A 씨는 문 씨 곁에 없었다. 한 목격자는 언론에 “대화가 통하지 않을 정도로 문 씨가 취해 있어 30분 전쯤 먼저 A 씨가 계산을 하고 (3차 술자리) 식당을 떠났다”고 했다.

한 교통사고 전문 변호사는 “현재까지 밝혀진 내용으로는 A 씨에 음주운전 방조 혐의를 묻는 건 어려워 보인다”며 “만약 술자리에서 A 씨가 ‘차를 타고 가도 괜찮다’고 권유하는 등 음주운전을 독려한 정황이 파악된다면 적용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경찰은 문 씨에게 음주운전 혐의뿐 아니라 위험운전치상 혐의를 적용하는 것도 검토 중이다. 문 씨가 ‘정상적인 운전이 곤란한 상태’에서 운전대를 잡아 행인을 칠 뻔하고 피해자에게 상해를 입혔다는 배경에서다. 위험운전치상은 음주 또는 약물 복용 후 자동차를 운전해 피해자에게 상해를 입힌 경우 적용된다. 도로교통법상 단순 음주운전 혐의보다 형량이 더 무겁다. 경찰 관계자는 “모든 가능성을 두고 들여다볼 것”이라고 말했다.

전수한·김린아·조재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