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제21대 총선에는 ‘홍카콜라’(왼쪽 사진)와 ‘박주민TV’를 각각 운영한 홍준표, 박주민 당선자를 비롯해 다수 후보자들이 유튜브 채널을 홍보 수단으로 적극 활용했다.

구독자수·총선 상관관계

출마자 공약 홍보채널로 애용
세몰이에는 적잖은 영향 미쳐
당락의 직접적인 요인은 안돼

제21대 총선은 ‘유튜브 선거’라 불릴 만큼 유튜브 채널을 통한 출마자들의 선거 유세가 뜨거웠다. 그 결과는 어떨까? 문화일보가 유튜브 구독자 기준으로 상위 1∼10위에 랭크된 채널을 운영하는 총선 출마자 10명을 검토해보니 그중 4명이 당선된 것으로 확인됐다.

유튜브 빅데이터 분석업체 소셜러스에 따르면 가장 많은 유튜브 구독 수를 보유한 채널은 무소속으로 출마했던 진성호 후보가 운영하는 ‘진성호방송’(87.3만·이하 총선 전날인 14일 기준)이었고, 미래통합당 김태우 후보의 ‘김태우TV’(60.8만), 무소속 홍준표 후보의 ‘홍카콜라’(36.9만), 미래통합당 이언주 후보의 ‘이언주TV’(33.2만), 기독자유통일당 비례대표 주옥순 후보의 ‘주옥순TV 엄마방송’(20.9만)이 2∼5위였다. 이 중 당선된 인물은 홍준표 후보뿐이다.

6∼10위는 미래통합당 황교안 후보의 ‘청년황교안TV’(18.6만), 더불어민주당 박주민 후보의 ‘박주민TV’(18.2만), 마래통합당 전희경 후보의 ‘전희경과 자유의 힘’(17.1만), 미래통합당 태영호 후보의 ‘태영호TV’(16.2만), 더불어민주당 김남국 후보의 ‘김남국TV’(15.4만) 순이다. 이 중에서는 박주민, 태영호, 김남국 당선자가 21대 국회에 입성하게 됐다.

이번 선거에서 유튜브를 비롯한 SNS는 주요 선거 도구로 대두됐다.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여파로 대규모 인파가 운집하는 대면 선거운동이 어려워지면서, 유튜브 및 SNS를 통한 공약 알리기와 친밀도 높이기는 모든 후보의 필수 과제였다.

지난해 9월 시사인이 실시한 언론 신뢰도 조사에서는 유튜브(16.4%)가 JTBC(19.9%)에 이어 대중이 가장 신뢰하는 매체 2위로 집계된 바 있다. 2018년 같은 조사에서 32.2%였던 JTBC의 신뢰도가 크게 하락한 반면 유튜브가 처음으로 순위권에 진입하며, 유튜브를 통해 정치 정보를 얻는 이들이 급증했다는 것을 입증했다. 지난 21일 방송으로 시즌2를 마친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유튜브 채널 ‘유시민의 알릴레오’ 역시 이번 총선에 적잖은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 중론이다.

하지만 유튜브 채널의 구독자 수가 직접적으로 선거의 당락을 좌우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구독자 수 톱10 내 8개 보수 채널을 운영하는 후보자 중 6명은 낙선했다는 것이 그 방증이다. 결국 유튜브 채널을 통해 기존 지지자들의 결집은 강화했으나 중도층을 새로운 지지 세력으로 끌어들이지는 못한 셈이다.

이택광 경희대 글로벌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는 “보수 유튜브 채널의 콘텐츠가 주로 상대 후보나 여당에 대한 폭로나 비판 위주로 흐른 경향이 있는데, 코로나19로 인한 위기 상황 속에서는 유권자들이 이러한 이슈보다는 안전과 위기 해결에 더 관심을 갖고 지지한 결과”라고 분석했다.

안진용 기자 realyo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