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당 ‘3대 개혁’키워드 부상
김세연 “지역·세대·이념 한계”

21대 국회의원 총선거에서 참패한 미래통합당이 구태를 벗고 당을 재건하기 위해서는 지역, 세대, 이념의 한계를 극복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역적으로 ‘영남당’을 탈피해 수도권 유권자를 공략해야 하고, 세대별로는 60세 이상 고령층 위주에서 벗어나 30대 이하 젊은 세대를 적극적으로 유인해야 하며, 이념적으로 ‘태극기 부대’로 상징되는 이른바 ‘수구 꼴통’의 이미지를 탈피해 합리적 보수로 탈바꿈해야 한다는 것이다.

김세연 통합당 의원은 20일 MBC라디오 인터뷰에서 “세상의 변화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능력을 먼저 갖추는 것이 필요한데, 특정 세대나 특정 지역 관점의 강한 지배력 하에 갇혀 있다 보니 새로운 세대나 수도권의 다수 국민이 지금 느끼고 있는 것을 제대로 못 느끼고 있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좀 더 수도권 중심 시각으로 바꿔나가려는 노력이 필요하고, 830세대(1980년대생, 30대, 2000년대 학번)가 중심이 되는 빠른 세대교체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통합당 당선인 84명 가운데 3분의 2인 56명이 영남에 지역구를 두고 있다. 서울 등 수도권에서 큰 패배를 당하면서 영남 비중은 오히려 더 높아졌고, 이들의 목소리가 커지면 당 재편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적지 않다. 한 수도권 당선인은 “영남 당선인들이 지역 정서에 신경 쓰면 구태의연한 모습을 벗어나기 힘들다”며 “개혁의 방향은 분명하지만, 이를 수행할 주체가 없다는 점이 걱정된다”고 말했다.

지역 편중 탈피와 함께 중요한 것은 세대교체다. 당선인 중 젊은 세대 비중이 높지 않다. 1980년대생은 배현진 당선인이 유일하다. 45세 이하로 확대해도 김형동·정희용·황보승희·김병욱 당선인까지 5명이다. 통합당 출범 당시 합류한 청년정당 출신 인사(김재섭, 천하람, 조성은) 중에서는 21대 국회에 진출한 사람은 없다. 비상대책위원회가 구성돼 이들이 전면에 나서더라도, 현역 의원이 아니라는 점에서 역할에 한계가 있을 수 있다.

총선 패배 후 당 안팎에서 ‘사전투표 조작설’이 끊이지 않는 점도 당에 ‘먹구름’을 드리우고 있다. 당선인 중에서는 이에 동조하는 인물이 없으나, 앞으로도 당이 특정 이념 세력에 끌려갈 수 있다는 우려를 낳기에는 충분하다. 통합당이 중도 보수, 합리적 보수를 지향하지 않으면 대선 연패를 피할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반값아파트 정책, 국적법 정책 등은 대표적인 좌파 정책으로 국익 우선 주의에 기반을 둔 정책이었다”며 “보수, 진보, 중도실용 등 이념적 갈등에 갇히면 안 된다”고 주장했다.

조성진 기자 threeme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