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접촉 이색선거운동 눈길

유권자 사진에 黨 캐릭터 합성
홍보물 촬영땐 공약 영상 나와
큰절 인사·자전거 타고 호소도

21대 국회의원 총선거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와 뚜렷한 양강 구도,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에 따른 군소정당 난립 등 특이한 환경 속에 치러지다 보니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이색 선거운동도 속출하고 있다. 후보자들이 직접 접촉 방식의 선거 운동에 제약이 생기자 증강현실(AR)과 유튜브 방송 등을 통해 표심 잡기에 나서는가 하면 ‘큰절 유세’도 여기저기서 나타나고 있다.

경기 오산에 출마한 안민석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이번 총선에서 AR 기술을 적용한 선거 공보물을 선보였다. 유권자가 자신의 휴대전화에 ‘안민석 오산 AR’란 애플리케이션을 설치한 후 휴대전화 카메라로 홍보물 화면을 비춰보면 AR가 적용돼 안 의원의 공약을 영상으로 볼 수 있다. 미래통합당도 당 캐릭터인 ‘오른소리 가족’을 활용한 ‘AR 모바일 서비스’를 개시했다.

‘킥보드 유세’도 눈길을 끈다. 경기 파주갑에 출마한 신보라 통합당 후보는 20·30세대인 청년들로 이뤄진 이른바 ‘킥보드 유세단’과 함께 킥보드를 타고 유세 활동을 펼치고 있다. 서울 강남을에 출마하는 같은 당 박진 후보도 킥보드를 타고 지역구 구석구석을 돌고 있으며, 울산 북구에 나서는 김진영 정의당 후보는 당의 상징색인 노란색 한복을 입고 킥보드를 탄 채 유권자를 만나고 있다.

선거운동 ‘단골’인 큰절 인사도 어김없이 등장했다. 강원 춘천·철원·화천·양구갑에 도전장을 낸 김진태 통합당 후보는 최근 출근길 인사로 1시간 30분 동안 주민들에게 큰절을 올리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또 광주 서을의 천정배 민생당 후보는 지난 9일부터 ‘3000배 유세’에 돌입했다. 천 후보는 유세를 통해 이번 총선에서 민주당의 ‘호남 싹쓸이’를 막아 달라는 메시지를 전달하며 지지를 호소한다는 전략이다.

지역구 유세 기회가 없는 비례대표 전용 정당에서는 국토 종주 유세가 시도됐다. 통합당의 비례대표 위성정당(자매정당)인 미래한국당에서는 극지탐험가 출신인 남영호 후보와 시각장애 피아니스트 김예지 후보가 지난 6일 함께 자전거로 전국을 누비는 국토 종주에 돌입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도 이에 앞선 지난 1일부터 ‘희망과 통합의 천리길 400㎞ 국토 대종주’를 진행해 왔다.

이 밖에도 경기 이천에 도전하는 김용진 민주당 후보는 “이천 시민의 곳간을 채우겠다”며 하얀색 한복을 입고 등에 지게를 진 채 시민과 소통에 나섰다. 또 인천 서구을에 출마한 이행숙 무소속 후보는 21대 총선 공식 선거운동 첫날인 2일 잔 다르크 복장으로 말을 타고 출정식을 가졌다.

장병철 기자 jjangbe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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