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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의학회지 ‘코로나 보고서’

2달간 경기도 감염 분석 결과
오늘 감염상황 7일 뒤 드러나
확진자 줄었다고 감소세 아냐
수주내 집단감염 또 발생 우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의 전쟁이 2개월로 접어들면서 확산세가 주춤하고 있지만, 자칫 방심할 경우 언제든지 대량감염 사태가 일어날 수 있는 만큼 경계를 늦추지 말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실제로 국내 의학계가 확진자 발생 상황 및 추이를 분석한 결과 발표된 확진자 숫자가 적은 시점에도 증상 발현이 나타나고 일주일 뒤 확진자가 증가해 ‘바이러스는 방심을 타고 번진다’는 사실이 실제로 확인됐다.

13일 대한감염학회와 대한소아감염학회, 한국역학회 등이 경기지역 발생 사례를 공동으로 분석해 대한의학회지(JKMS)에 게재한 ‘한국 내 코로나19 유행의 특성’ 보고서에 따르면 14명의 최다 확진자가 발생한 날은 2월 27일이고 증상 발현 사례는 일주일 전인 2월 20일에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2월 20일의 확진자 숫자는 2명에 그쳤다. 당장 수많은 유증상자가 지역사회를 활보하고 있었지만, 사람들이 확진자 발표를 통해 경계심을 갖추는 시점은 보통 일주일 뒤라는 분석이다. 확진자 증가 추세가 소강 국면에 들어가더라도 이미 곳곳에 퍼져 있는 바이러스 전파원을 통해서 언제든지 소규모 감염이 발발할 위험이 높다는 의미다. 연구팀은 일단 신천지예수교회발 집단감염 사태인 대구 사례를 빼고 일반 패턴을 보인 경기지역 감염 상황을 중점적으로 분석했다. 기간은 1월 19일부터 3월 2일까지 44일간을 분석했다. 보고서는 “일부 지역에서 역학적 연관성이 없는 사례가 늘어나면 앞으로 몇 주 안에 집단 감염이 추가로 발생할 위험이 있다고 볼 수 있다”며 “경계와 사회적 책임감을 계속 유지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날 국내 코로나19 확산 상황은 소강 국면을 보이고 있지만, 구로 콜센터발 확진자 수가 105명에 달하고 대구에서도 콜센터발 확진자가 62명으로 집계되는 등 사각지대에 있던 집단 감염원이 속속 생겨나고 있다. 결국 코로나바이러스가 국민의 방심 속에 잠복해 있다가 대량 감염이 발생할 수 있는 ‘온상’을 만나면 언제든지 고개를 든다는 결론을 도출할 수 있다. 이는 역으로 확진자가 주춤하는 시점에서 기울인 방역 노력이 향후 확산세에 큰 영향을 미친다고 할 수 있다. 정기석 한림대 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확진자 추이가 당장 감소세를 나타낸다고 해도 감소세의 증거로 삼아서는 안 되며, 계속 경계를 늦추지 않고 확진자 발생 속도를 줄여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재규 기자 jqnote9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