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만희 총회장 처벌 할수있나
혐의 확인땐 공무집행방해 적용

전국신천지피해자연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대한 조직적 역학조사를 방해하고 있다며 교주 이만희 총회장을 검찰에 고발한 가운데 검찰이 정식 수사에 나설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대검찰청이 신천지예수교회 본부 소재지(과천)를 관할하는 수원지검에 사건을 신속하게 배당은 했지만, 교회 내부의 횡령·배임 등은 일반 형사 사건이고, 종교 행위는 처벌할 수 없다는 점에서 구체적인 법률위반 정황 등이 뒷받침되지 않는 이상 고발내용만으로는 당장에 수사착수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28일 문화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신천지 수사와 관련한 검찰의 기류는 무척 신중하다. 현재까지는 지방자치단체와 보건당국이 신천지 관련 자료를 확보하는 게 더 신속하고 효과적이라고 보고 있기 때문이다.

검찰에 고발된 내용이 수사의 초점이 아니라 방역당국에 힘을 실어주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상황이다. 검찰이 전날 “방역 당국에 대한 비협조 사범과 역학조사 공무원에 대한 위계공무집행방해, 허위사실 유포, 정보유출 사범 등 정부 방역 정책에 적극 방해 결과를 초래하는 경우 구속 수사를 하겠다”고 밝힌 것도 이 같은 맥락이다.

다만 법조계에서는 방역당국이 조직적 역학조사를 실시하는 가운데 신천지가 의도적으로 거짓 자료를 제출했거나 은폐한 정황이 있고, 이를 고발해야만 범죄구성 요건이 성립돼 검찰 수사가 가능하다는 견해를 내놓는다.

대구시는 이날 누락된 신도명단을 시에 제출한 신천지 대구교회 책임자를 검찰에 고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 변호사는 “신천지피해자연대가 고발한 횡령이나 배임 등 내부 갈등은 일반 형사사건이어서 압수수색 등 강제수사할 성격이 아니고 신천지 자체의 종교 행위도 처벌할 수가 없다”면서도 “감염병 위반법 내용 등에 대해 허위자료를 제출한 점 등이 밝혀지면 검찰이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혐의 등으로 강제수사가 가능할 것”이라고 전했다.

세월호 참사 당시 구원파에 대한 대대적인 수사로 정부의 구조실패 책임을 종교 단체에 전가하려 했다는 일각의 비판도 즉시 수사 착수 가능성을 높지 않게 보는 이유 중 하나로 해석되고 있다. 정부가 방역 실패의 책임을 특정 종교집단으로 돌린다는 여론도 거세게 일고 있기 때문이다.

신천지 측과 신도들이 “인권침해를 당하고 있다”며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넣기 시작하는 등 강한 대응에 나선 것도 주목된다. 복수의 신천지 신도들은 자신이 종교로 인한 차별 대우를 받고 있다며 인권위에 진정서를 접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온유·최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