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번 환자, 인천 기차여행
출·퇴근 밀착 접촉 불가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 감염경로가 묘연했던 30번째 확진자 A 씨는 서울 종로구에 거주하면서 경증이 있었음에도 지하철로 인천 여행을 다녀온 것으로 나타났다. 이 때문에 밀폐된 공간인 데다 많은 사람이 붐비는 만큼 전염에 취약한 지하철·도시철도 등이 ‘지역사회 감염의 블랙홀’로 떠오르고 있다.

19일 보건 당국 등에 따르면 A 씨는 지난 10일 오전 10시쯤 지인들과 동대문에서 1호선 지하철을 탔다. 이후 3차례 환승을 거쳐 공항철도를 이용, 인천국제공항까지 간 뒤 다시 자기부상열차로 갈아타고 인천 용유도에 도착했다. 야외에서 도시락으로 점심 끼니를 해결한 A 씨는 이날 오후 2시 30분쯤 다시 공항철도를 타고 검암역에 내렸다. 이후 도보로 경인아라뱃길을 관광한 뒤 계양역에서 공항철도로 서울역까지 이동했고 지하철 1호선으로 갈아탄 뒤 오후 6시 30분쯤 동묘역으로 돌아왔다. A 씨는 인천여행 나흘 전부터 기침 등의 증세가 있었다고 한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지하철 관련 기관의 방역 대응 수위가 높아지는 한편, 공항철도 등의 이용 수요는 평소보다 줄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항철도 검암역은 신종 코로나 사태 이전(지난해 12월 30일∼올해 1월 23일)과 이후(올해 1월 28일∼2월 16일)를 비교했을 때 수송수요가 평일은 8.3%, 주말에는 21.1%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공항철도는 인천공항과 김포공항을 이용하는 여객과 공항·항공 종사자 등이 이용하는 시설이라 신종 코로나 전파에 대한 우려가 높은 곳이다.

이에 공항철도는 확진자의 철도 이용 사실이 알려지기 전부터 신종 코로나 확산 방지를 위해 방역 소독을 확대한 상태다. 공항철도는 전동차 29개 편성을 대상으로 실시하고 있는 방역 소독도 기존 주 1∼2회에서 매일 1회로 확대했다. 또 서울역에 도착해 인천공항으로 출발 대기하는 열차 93대에 대해서도 매일 무선분무기를 이용해 소독제를 살포하고 있다. 그러나 공항철도 외에도 출퇴근 시간대인 ‘러시아워’에 이용자가 붐빌 수밖에 없는 도심 지하철에서의 신종 코로나 전파 우려는 아직 잦아들지 않고 있다. 해당 시간대에는 마스크를 착용해도 타인과의 신체 접촉이나 차량 내 손잡이 사용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김성훈 기자 powerkimsh@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