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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드라마 버전 ‘기생충’ 여주인공으로 물망… 봉 감독은 귀국

美 언론 “충숙역 제안 받아”
‘설국열차’와‘옥자’에 출연
이번 작품 성사되면 3번째

봉 “긴 일정 홀가분히 마무리
본업인 창작으로 돌아갈 것”

봉준호(사진 왼쪽) 감독이 미국판 ‘봉준호의 페르소나’로 불리는 영국 출신 할리우드 배우 틸다 스윈턴(오른쪽)과 재회할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미국 연예매체인 ‘더 일루미너디’는 최근 스윈턴이 미국 HBO에서 제작하는 ‘기생충’ 드라마 버전의 여주인공으로 물망에 올랐다고 보도했다. 이미 봉 감독의 영화 ‘설국열차’와 ‘옥자’에 출연했던 스윈턴은 지난해 5월 제72회 칸국제영화제에서 열린 ‘기생충’의 공식 상영에도 참석할 정도로 봉 감독에 대한 절대적 신뢰를 보내고 있기에 이 작품을 통해 두 사람의 세 번째 만남이 성사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 게다가 봉 감독과 스윈턴은 오는 3월 영국영화협회(BFI)가 운영하는 복합문화공간인 BFI사우스뱅크에서 열리는 행사에도 함께 참여한다. 이 자리에서 두 사람이 ‘기생충’ 드라마 버전에 대한 심도 있는 이야기를 나눌 것이란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스윈턴은 극 중 배우 장혜진이 연기한 충숙 역을 제안받았다. 그의 남편인 기택 역은 영화 ‘어벤져스’ 시리즈의 헐크 역으로 유명한 할리우드 배우 마크 러팔로가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더 일루미너디는 “할리우드는 캐스팅 과정에서 가장 비중이 큰 역할을 맡을 배우를 먼저 캐스팅하기 때문에 두 사람에게 부부 역할을 제안했을 것”이라고 전했다.

HBO에서 준비 중인 ‘기생충’은 6부작으로 제작될 예정이다. 연출은 영화 ‘빅쇼트’로 유명한 애덤 매케이 감독이 맡지만, 봉 감독이 총괄 프로듀서 자격으로 제작에 참여한다.

한편 봉 감독은 16일 오후 6시쯤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을 통해 귀국했다. 봉 감독은 “미국에서 매우 긴 일정이었는데 홀가분하게 마무리됐다. 이제 조용히 본업인 창작으로 돌아갈 수 있게 돼 좋은 마음이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봉 감독은 이어 국민에게 공을 돌리며 “많은 박수를 쳐주셨는데 매우 감사하고 오히려 지금 코로나바이러스를 훌륭하게 극복하고 있는 국민께 제가 박수를 쳐 드리고 싶은 마음이다. (저도) 손을 열심히 씻으면서 코로나 극복 대열에 동참하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봉 감독은 실제로 입국장을 빠져나가자마자 횡단보도 앞에서 마스크를 착용하며 자신의 말을 행동으로 옮겼다.

입국 과정에서 봉 감독의 배려가 또 한 번 빛났다. 봉 감독은 별도의 의전 없이 미국 LA에서 혼자 비행기를 타고 귀국했다. 또한 귀국 행사가 끝난 후에는 공항에 나온 영화 홍보사 측에 “먼 길까지 나와 고생해주셔서 감사하다고 모두에게 전해달라”고 직접 문자 메시지까지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안진용 기자 realyo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