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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교육청 40개교 추진에 제동

선관위 “선거법 저촉 가능성”
서울교육청 “선관위 판단 존중
학교내 후보자 선거운동 불가”

서울시교육청은 21일 ‘선거법 위반’ 논란에 휘말린 총선 모의선거교육에 대해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허용 여부 판단에 따라 전면 백지화할 수 있다는 취지의 입장을 밝혔다. ‘정치 편향’ 교육으로 흐를 수 있다는 우려를 받아들인 셈이다. 교육청은 또 만 18세 선거권 도입으로 인한 학교 내 후보자들의 과도한 선거운동은 자제해야 한다고 밝혔다.

교육청은 21일 ‘학교 내 선거운동에 대한 교육청의 입장’을 내고 “올해 모의선거교육을 추진한 것은 학생들이 ‘교복 입은 민주시민’으로서 참정권의 의미를 되새길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었다면서도 “다만 선관위의 판단을 존중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선관위는 교육청 등 정부기관이 주도하는 모의선거는 선거법을 위반할 소지가 있다며 법적 검토를 통해 허용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선관위가 ‘불가’ 결론을 내면, 모의선거를 철회하겠다는 뜻이다. 교육청은 또 후보자의 선거운동은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학교 내에서의 연설을 하거나 명함을 돌리며 지지를 호소하는 행위 등을 금지해야 한다는 것이다. 교육청은 “만 18세 선거권이 도입되면서 후보자들의 선거운동을 어떤 기준으로 허용하거나 제한할 것인지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며 학생의 학습권 침해 등을 고려해 대법원 판례나 선관위 사례예시집에 따라 학교 내 선거운동을 제한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 셈이다.

앞서 교육청과 선관위는 모의선거교육을 놓고 충돌한 바 있다. 모의선거 교육은 총선에 출마하는 후보들의 공약을 분석해 실제와 똑같이 투·개표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가령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학교라면, 더불어민주당·자유한국당·정의당 등 각 정당이 내세운 후보자들을 평가해 토론 등을 거쳐 지지 후보와 정당을 찾고 실제와 똑같은 방식으로 투표용지에 모의 투표하는 것이다. 다만 개표 결과는 실제 선거가 종료된 후 공개한다.

지난 2018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YMCA와 징검다리교육공동체는 서울·경기·충북·광주 등 중·고교 17곳에서 교육감 모의선거를 진행한 바 있다. 교육청은 이 사례를 근거로 관내 40개 초·중·고를 대상으로 ‘2020 총선 모의선거 프로젝트 학습’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지난해 27일 선거 연령을 만 19세에서 만 18세로 낮추는 선거법이 통과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선관위 관계자는 “모의선거교육의 대상, 주체 모두에 변화가 생겼다”며 “공무원의 선거관여를 금지한 선거법 85조 등 법 위반 소지 등을 검토해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가장 큰 변화는 대상에 ‘고3 유권자’가 포함된다는 것이다. 이들을 겨냥한 후보자들의 학교 안팎의 선거운동도 가능하다. 과거와 달리 교육청이 예산을 지원하는 관 주도라는 점도 쟁점이 된다.

윤정아 기자 jayo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