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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정현

한정현 작가는 우리 사회의 소수자에 주목하되 연민하기보다는 따뜻한 시선을 유지한다. 한 작가의 최근작인 장편소설 ‘줄리아나 도쿄’(스위밍꿀)는 자신의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소수자들이 서로를 알아보고 보듬으며 용기를 회복해가는 과정을 한국과 일본의 현대사와 연결해 펼쳐낸다. 한 작가는 이 작품으로 “연애 서사에 역사적 에피소드를 병렬적으로 삽입해 100여 년 전까지 시선을 확장한 문헌학적 시도가 인상적”이라는 평가를 받으며 제43회 오늘의 작가상을 받았다.

한 작가는 작품을 집필하며 어떤 책을 인상 깊게 읽었을까. 한 작가는 소설로는 이탈리아 작가 엘레나 페란테의 소설 ‘나쁜사랑 3부작’과 아르헨티나 작가 아돌포 비오이 카사레스 단편집을 꼽았다. 한 작가는 ‘나쁜사랑 3부작’에 대해 “여성에게 요구되는 많은 것을 다시 한 번 돌아보게 했던 작품”이라고 말했다. 아돌포 비오이 카사레스 단편집에 대해서 한 작가는 “평행 우주·가능 세계·외계 생명체·인간의 사유와 영혼을 남기는 기계 등 소재가 흥미롭고, 장르적으로는 환상문학과 과학소설(SF), 역사·사회·여성을 모두 아우른다”고 추천사를 남겼다.

한 작가는 비소설로는 영국 여성학자 미셸 바렛·메리 매킨토시의 ‘반사회적 가족’, 트랜스젠더를 대상으로 한 차별과 건강 연구 결과를 담은 ‘오롯한 당신’을 추천했다. 한 작가는 ‘반사회적 가족’에 대해 “‘가족’은 왜 이렇게 오래되고 인기 있는 제도가 됐으며, 사회 안에서 요구돼 온 이성애 중심의 가족이 사회를 어떻게 억압하는지 말하는 책”이라고 호평했다. 이어 한 작가는 ‘오롯한 당신’에 대해선 “트랜스젠더의 의료 이용을 주제로 연구자들이 발표한 논문을 바탕에 둔 책으로 트랜스젠더 15명의 목소리를 담고 있다”며 “이들이 가족과 직장에서 받는 차별과 고통 그리고 외면에 대해 절실하게 생각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정진영 기자 news119@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