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 기준 인구수 꼼수합의에
세종 선거구 신설 무산될 위기
인구 多·의석수 少 대전도 불만
‘과거 3년 평균’ 위헌 논란 확산

여야 4+1 협의체가 호남권 선거구를 유지하기 위해 선거구 획정 기준 인구수를 ‘선거일 전 3년 평균’으로 ‘꼼수 합의’한 데 대해 충청권이 반발하고 있다. 인구 급증으로 분구가 확실시되던 세종시가 당장 선거구 신설이 무산될 처지고, 광주보다 인구는 많지만, 의석수는 적은 대전권의 불만도 고조되고 있다.

17일 정치권에 따르면 여야 4+1 협의체(더불어민주당·바른미래당 당권파·정의당·민주평화당+대안신당)는 최근 선거구 획정의 기준이 되는 인구수를 ‘선거일 전 3년 평균’으로 정하기로 합의하면서 위헌 논란이 일고 있다. 정가에서는 인구 감소로 통폐합 가능성이 큰 호남 지역구를 유지하기 위한 ‘꼼수’로 보고 있다.

세종시 인구는 지난달 말 기준 33만8000여 명으로 국회의원 선거구가 현재 1석에서 2석으로 증설이 확실시됐던 지역이다. 지난 2012년 이후 인구 증가율이 연 28%에 달하는 전국 최고 인구 급증지역이다. 하지만 선거구 인구 기준 시점을 과거 3년 평균으로 하면 증설이 무산될 가능성이 많다. 지역 커뮤니티 사이트 등에는 주민들의 성토가 이어지고 있다. “갈수록 공정·정의는 없고 온갖 꼼수와 야합이 난무하네요” “현재 인구가 중요하지, 과거 인구는 고려 대상이 될 수 없다” “공정사회가 미쳐 돌아가네요. 충청도는 바보여유” 등의 댓글이 쏟아지고 있다.

해당 합의는 여당 내에서도 위헌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민주당 김해영 최고위원은 16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선거일 전 3년간 평균 인구수로 (선거구 획정 기준을) 개정하는 것은 특정 지역의 선거구 소멸을 막기 위한 목적하에 자의적으로 인구 범위를 조정하는 것”이라며 “헌법상 평등선거의 원칙에서 위반될 소지가 있다”고 밝혔다. 대전시보다 인구가 적은 광주시의 국회의원정수가 더 많은 것에 대한 불만도 재연되고 있다. 대전시 인구는 현재 147만여 명으로 광주시(145만여 명)보다 많지만, 국회의원 선거구는 대전 7개, 광주 8개다.

세종=김창희 기자 ch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