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백두 엔진 묶은
고출력 클러스터링 유력해”

북한 국방과학원은 7일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서해위성발사장에서 실시한 시험은 핵탄두 또는 우주발사체(SLV) 탑재가 가능한 고출력 로켓 엔진 연소 실험을 한 것으로 보인다. 국내외 미사일·군사전문가들은 고출력 로켓 엔진실험 목적이 고체연료를 사용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신형 엔진 또는 출력 강화를 위한 액체 연료 엔진 클러스터링(Clustering) 연소시험인지를 두고 의견이 엇갈리는 가운데 핵 탑재 가능성과 사거리 연장을 염두에 두고 무게 300∼500㎏ 수준의 정찰위성(기존 광명성 위성 약 100㎏) 발사를 위한 실험을 한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연료가 고체든, 액체든 상관없이 로켓 엔진은 ICBM 전용이 가능해 둘 다 유엔의 대북 제재 대상이다.

미국의 미사일 전문가 제프리 루이스 미들버리 국제학연구소 동아시아 비확산센터 소장은 8일 트위터에서 서해위성발사장 촬영 상업용 위성사진 판독을 통해 “연소시험 때 이뤄진 분사로 발사장 주변 땅이 널브러진 흔적에 비춰 로켓 엔진 실험을 했다”고 분석했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ICBM용 고체연료 연소시험”에 무게를 뒀고,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은 “인공위성을 위장한 ICBM 발사나 고체연료 엔진을 사용한 중거리 미사일 발사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하지만 고체연료 신형 엔진 첫 연소 시험 후 신형 중거리미사일 또는 ICBM 개발에 드는 기간이 3∼4년 이상인 데다 지금까지 서해위성발사장에서 고체연료 엔진 시험을 한 적이 없어 액체연료 ICBM인 화성-15형에 사용된 백두 엔진 2∼4개를 묶은 고출력 클러스터링 가능성이 유력하게 제기된다.

정충신 기자 csju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