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시 김기현 측근 수사는 무엇
경찰내부 “절차 따른것” 반응도

경찰청이 지난해 6·13 지방선거를 앞두고 이뤄진 김기현 전 울산시장에 대한 청와대의 ‘하명 수사’가 경찰청을 통해 울산지방경찰청으로 전달된 것으로 27일 나타나면서 당혹스럽다는 반응을 보였다. 겉으로는 경찰이 “절차에 따른 것” “하명 수사가 모두 문제는 아니다”라는 입장을 나타내고 있지만 내부에서는 이번 사안이 몰고 올 파장에 대해서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이다.

경찰청 고위 관계자는 이날 통화에서 “수사 첩보라는 것은 입수 경로가 어떻게 되든 인지하게 되면 수사에 나서는 것”이라며 “(경찰청도) 절차에 따라 (지방경찰청에) 첩보사항을 내려주는 거지, 그게 청와대 하명이라 해서 어쩔 수 없이 수사에 나섰다고 볼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표적 수사’ ‘정치공작’이라는 지적에 대해서도 “수사기관별로 판단이 있는 것”이라며 “검찰 단계에서 무혐의 처분됐다고 해서 첩보 자체가 표적 수사용이었다고 판단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황운하 대전지방경찰청장(전 울산경찰청장)이 지난해 지방선거를 앞두고 김 전 울산시장 측근 수사를 지휘해 선거 개입 의혹을 받고 있는 사건은 크게 3건이다. 수사 대상자는 김 전 시장의 동생과 친인척, 비서실장 등 최측근이었다. 경찰은 이 중 김 전 시장의 동생 A 씨에 대해서는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수사를 벌였지만 검찰은 A 씨의 혐의에 대해 사실관계를 인정하기 어렵다며 무혐의 결론을 내렸다. 또 김 전 시장의 비서실장 B 씨에 대해서도 직권남용 혐의 등으로 수사했지만, 이 역시 검찰은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무혐의 처분했다.

경찰은 지난 2014년 김 전 시장의 국회의원 시절 후원금 문제도 수사해 김 전 시장 아내의 이종사촌 등 7명이 재판을 받고 있다. 경찰의 이 같은 수사 속에 치러진 지난해 지방선거에서 김 전 시장은 송철호 더불어민주당 후보에게 밀려 낙선했다.

송유근 기자 6silver2@munhwa.com, 울산 = 곽시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