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김도형(가운데) 단국대 의대 교수가 학생들과 안전 수혈을 위한 실습을 진행하고 있다. 단국대 제공

‘죽전캠퍼스 도전’ 12년 단국대

중복科 폐지·17개 미래科 신설
10년간 4大 특성화 전략 성과

첫 간선제로 김수복 총장 선출
대학 의사결정 구조까지 혁신

판교에 글로벌창업혁신센터
기업과 상생 산학 클러스터로
개교 72년 맞아 역사관도 건립

단국대가 과감하게 지리적 이점인 ‘인서울(In Seoul)’을 포기한 대신 독자적인 길을 개척하는 ‘파격적인 도전’을 하고 있어 대학가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단국대는 이 같은 도전을 통해 학령인구 감소와 등록금 동결, 4차 산업혁명시대의 도래, 글로벌 대학과의 경쟁 가열 등 국내외 위기상황을 선제적으로 극복하겠다는 계획이다.

27일 대학가에 따르면 단국대는 2007년 서울캠퍼스에서 죽전캠퍼스(경기 용인시)로 이전한 지 올해로 12년을 맞았다. 이 과정에서 단국대는 단순히 학교만 이전한 것이 아니다. 의사결정 구조를 바꾸고 특성화를 추진했을 뿐만 아니라 캠퍼스 간의 중복학과를 통폐합하고 미래 학과를 신설하는 등 DNA와 체질 자체를 획기적으로 개선하는 실험을 벌여 왔다.

이미지 크게보기 김수복 총장

◇첫 간선제 총장 선출 = 특히 단국대는 올 들어 의사결정의 핵심인 총장의 선출 방식을 기존 법인 임명제에서 간선제로 바꿨다. 건학이념과 설립정신을 계승, 발전시키고 급변하는 미래사회에 능동적으로 대응할 새로운 리더십을 구축하며 구성원의 다양한 의견 수렴을 통해 대학운영의 민주성을 강화하겠다는 취지였다. 이를 통해 올 8월 말 김수복(문예창작과) 교수가 처음으로 간선제로 선출돼 18대 신임 총장에 올랐다. 이 같은 변화가 가능했던 데는 장호성 17대 총장의 결단도 한몫했다. 장 전 총장은 “죽전캠퍼스 이전과 안착에 성공했고 4차 산업혁명의 인재양성에 매진해야 하는 만큼 총장 리더십은 새 에너지를 필요로 한다”며 임기만료 8개월을 남기고 총장직을 중도에 사임했다.

바통을 넘겨받은 김 신임 총장은 ‘단국 르네상스 시대’를 열겠다는 포부다. 그는 본교·분교 통합 이래로 지난 10년간 일관되게 추진한 4대 특성화전략(정보기술(IT), 바이오기술(BT), 콘텐츠기술(CT), 외국어)이 경쟁력과 평판도를 높이는 데 큰 성과를 거뒀다고 판단하고 이를 바탕으로 “삶의 가치를 실현하고 학문공동체를 지향해 중세 유럽의 르네상스를 여는 데 기여했던 메디치 가문처럼 학문과 예술을 크게 부흥시키겠다”는 일성을 밝혔다.

김 총장은 이를 위해 교육환경 혁신을 통한 스마트교육지원센터 등 ‘스마트 크리에이티브 캠퍼스’를 조성, 정보통신기술(ICT) 분야 엔지니어를 집중적으로 육성하고 ‘K-컬처 스테이션’을 통해 한류 문화 확산 사업도 임기 중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또 남북한 인적·학술교류로 관련 전문가를 키우고 국제평화대학원을 신설, 코리아-유라시아학 분야 연구와 국제평화 구축에 이바지하겠다는 방침이다. 대학 캠퍼스가 외국인 학생과 아울러 외국인 근로자, 직장인, 공무원의 교육 장소로도 활용될 수 있도록 하고 고객만족경영을 무엇보다 중시키로 했다. 대학 설립자의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계승, 발전시키고 등록금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대학후원사업을 통합 운영함과 동시에 도네이션 파크도 건립기로 했다.

이미지 크게보기 의료기관이 턱없이 부족한 지역사회와의 공생 발전을 위해 단국대병원이 오는 2021년 충남 지역에 최초로 문을 열 예정인 암센터 조감도. 단국대 제공

◇판교에 글로벌 창업혁신 교두보 마련 = 단국대는 지난 20일에는 지역연계 창업과 해외시장 공략의 교두보로 삼기 위해 판교 제2테크노밸리에 ‘글로벌창업혁신센터’(면적 360.15㎡)를 마련했다. 센터는 창업가에게 시제품 제작을 교육하고 물품 홍보 및 마케팅과 더불어 기업운영의 필수 요소인 세무회계 업무도 지원하는 역할을 맡는다. 창업 관련 네트워크 형성 행사를 적극 개최해 판교 내 유력 기업들과 협업할 수 있는 기반도 조성한다. 김 총장은 이번 센터를 판교에 마련한 것에 대해 “대학 따로 현장 따로 식의 창업 교육과 문화에서 탈피하고 지역 및 기업과 상생할 수 있는 창업-산학협력 클러스터 구축을 위해 교지를 벗어난 곳에 창업혁신센터를 열었다”며 “앞으로 기업투자설명회(IR)와 판로 지원, 기술이전 플랫폼 구축, 자회사 유치 등 다양한 사업을 전개하겠다”고 말했다. 단국대는 글로벌창업혁신센터를 향후 미국시장(조사·제품개발·시장테스트·투자유치) 진출을 위한 전진기지로 삼을 계획이다. 앞서 올가을 개교 72주년을 맞은 단국대가 대학의 설립부터 현재까지의 역사를 한눈에 살펴볼 수 있는 ‘단국역사관’을 지난 1일 개관했다. 지난해 4월 첫 삽을 뜬 후 최근 완공된 ‘단국역사관’은 지상 6층 규모(연면적 5432㎡)로 대학역사관, 컨벤션홀, 대학유물 수장고 등 복합시설을 갖추었다.

◇대대적인 통폐합·신설 박차 = 단국대는 4차 산업혁명 시대 선도를 위해 2014학년도 죽전·천안 학사행정을 통합하고, 캠퍼스별 특성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죽전은 IT·CT, 천안은 BT·외국어로 각각 특성화하도록 했다. 두 캠퍼스 간의 중복학과를 통폐합한 대신 IT와 BT, 외국어, 미래수요 예측 분야(해병대군사학과 등) 등에 걸쳐 17개 학부(과)를 신설했다.

단국대는 2007년 죽전 신캠퍼스로 이전한 후 성장의 중심이 문과 중심이었던 대학 체질을 이공계까지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연구실적 기준을 높였고 교육환경을 글로벌 수준과 경쟁이 가능하도록 바꿔나갔다. △280명의 교원을 새로이 뽑았고 △과학기술논문인용색인(SCI)급 논문이 서울캠퍼스 시절보다 3.3배 증가했으며 △국내 대학 최대 규모의 클라우드와 서버, 스토리지를 기반 삼아 지난 10년간 4875억 원의 연구비를 수주했고 △최근 3년간 국내·해외특허는 500건, 기술이전은 187건, 수입료는 28억9500만 원까지 늘었다.

이관범 기자 frog72@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