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행 자체 유예해야” 주장

중소기업계는 정부가 내년 1월부터 주 52시간 근로제 적용대상이 되는 종사자 300인 이하 기업들에 대해 ‘충분한 계도기간’을 부여하고, 특별연장근로 인가 대상에 ‘경영상 사유’도 포함하기로 하자 일단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다만 ‘300인 이하 사업장에 대한 주 52시간제의 1년 이상 유예’를 주장해온 중소기업계는 ‘처벌 유예’의 계도기간이 1년으로 설정된 것일 뿐, 시행 자체의 유예는 아니라는 점에서 아쉽다는 반응을 나타냈다. ‘계도’는 말 그대로 법 시행은 하되, 고발과 처벌 등을 1년 동안 하지 않겠다는 것이지만, ‘유예’는 법 시행 자체를 미루는 것으로, 결과는 같더라도 계도기간 적용 시 1년간 ‘범법자’인 사실은 피할 수 없기 때문이다.

중소기업중앙회는 이날 “주 52시간 근로제 조기정착을 위한 정부의 정책노력을 충분히 공감하며, 현장에서 장시간 근로 관행 개선과 근로자들의 건강권 보호를 철저히 준수해 나갈 것”이라면서도 “다만, 제도 시행을 불과 한 달여 앞둔 지금, 현장 중소기업들의 준비실태와 수용 여력은 매우 미흡한 상황”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중기중앙회는 “계도기간 1년 부여와 관련해 그간 우리 중소기업계가 요청한 1년 이상 시행유예가 아니라는 점에서는 다소간 아쉬움이 있다”면서, “그러나 계도기간이 시행유예와 같은 효과를 가져오고, 근로감독 등의 부담이 면제된다면 그나마 중소기업들에 숨통이 트이는 대책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 “특별연장근로 인가를 보완하기로 한 것도 긍정적”이라며 “추후 중소기업 현장에서 나타날 수 있는 여러 상황이 보다 폭넓게 고려돼야 하고, 인가의 요건과 절차를 대폭 완화하는 명시적인 조치도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탄력근로제의 경우 단위 기간 6개월 확대 등 경제사회노동위원회 합의 결정을 즉시 입법화하고, 입법 과정에서 영세한 중소기업의 행정적 부담 등을 줄여주는 전향적인 조치가 있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더불어 “주 단위로만 연장근로 한도를 정한 경직된 현행 법률 체계를 일본의 경우처럼 월·연 단위로 개선해 기업이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윤림 기자 bestma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