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부분 국가 벌금형…美는 규정조차 없어

근로시간 유연화 방안 시급

우리나라의 근로시간 제도 위반 처벌 수위가 해외 주요 국가에 비해 턱없이 강한 편이어서 자칫 기업인을 ‘범법자’로 전락시킬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18일 한국경제연구원 등에 따르면 한국처럼 근로시간 위반과 관련해 형사 처벌 규정을 정해 놓은 국가는 일본, 영국, 독일 등이 있다. 하지만 한국이 유독 강도가 높은 편이다.

한국은 근로시간 위반 사업자를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게 하지만 일본은 6개월 이하 징역 또는 30만 엔(약 323만 원) 이하 벌금을 부과하게 하고 있다. 영국과 독일은 원칙적으로 벌금 부과를 우선하도록 하고 있다.

영국은 시정명령을 이행하지 않을 경우에만 2년 이하의 징역에 처하게 하고 있다.

독일은 최대 1만5000유로(1934만 원)의 과태료를 부과하게 하는데, 고의 위반의 경우나 의식적으로 반복한 경우에만 최대 1년의 자유형(또는 벌금)을 부과하게 한다.

미국은 아예 관련 벌칙 규정이 없고 프랑스, 이탈리아 등은 위반 종업원 수에 따라 벌금을 부과하게 한다.

게다가 해외 국가는 근로시간 유연화 제도가 잘 정비돼 있어 관련 법 위반 가능성이 우리나라처럼 높지 않다는 것이다.

일본과 영국, 독일, 프랑스 등의 경우에는 일정 기간 근로시간 총량을 유연하게 조정할 수 있는 탄력근로제 단위기간을 최대 1년으로, 미국은 26주로 정해 놓고 있다. 반면 한국은 현재 3개월에 불과하다.

선진국처럼 일감이 몰리면 사업주가 근로시간 규정을 위반하지 않도록 탄력근로 단위기간 연장 등 근로시간 유연화 방안을 시급히 정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관범 기자 frog72@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