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구속영장 청구 여부 관심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14일 피의자 신분으로 전격 소환되면서 검찰이 전직 법무부 장관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라는 ‘초강수’를 둘지에도 이목이 쏠리고 있다.

법조계에 따르면 검찰이 ‘조국 수사’의 종착지인 조 전 장관 본인에 대한 강제수사에 착수하면서 이미 구속기소된 부인 정경심 교수에 이어 남편인 조 전 장관에게도 구속영장이 청구되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벌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여권 일각에서는 ‘부부 동시구속’이 부담스러워 검찰이 불구속 기소에 그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지만 정작 조 전 장관 측은 최악의 경우까지도 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부부가 동시에 구속된 사례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2014년 구원파 부부는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의 도피를 도운 혐의로 모두 구속됐고, 거액의 어음 사기 사건에 연루돼 나라를 떠들썩하게 했던 이철희·장영자 부부 역시 검찰에 구속된 바 있다. 다만 법조계 관계자들은 “법원과 검찰이 생업과 사회통념 등을 고려해 부부를 동시에 구속하지 않는 것이 오랜 관례로 굳어져 왔다”고 설명했다.

조 전 장관 부부의 딸과 아들이 독립해 생계를 꾸리지 않고 있는 점도 참작 사유로 꼽힌다. 윤석열 검찰총장은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장이었던 2012년 당시 LIG 총수 일가 수사와 관련, “(LIG 총수 일가) 3명 다 구속하지 않은 것만 해도 굉장히 선처해준 거라고 볼 수 있다”고 밝힌 적이 있다.

현 시점에서는 조 전 장관에 대한 검찰의 전격적인 구속영장 청구 방안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 검찰 안팎의 관측이다. 조 전 장관이 혐의를 부인하고 증거인멸을 방조하는 등 구속영장 청구의 중대한 사유에 해당하는 요건을 상당수 갖췄다는 점도 변수가 될 전망이다. 조 전 장관과 정 교수 사이에 종범과 주범을 가리기가 어렵다거나, 정 교수와 조 전 장관의 동생을 수사하면서 조 전 장관의 혐의가 계속 추가될 가능성도 변수다.

검찰 관계자는 “(구속영장 청구 여부에 대해) 정해진 방침이 없다”면서 “수사 결과에 따라 법과 원칙에 맞게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조 전 장관은 정 교수의 주식 차명거래와 관련해 뇌물과 금융실명제법 위반 혐의·정 교수의 증거인멸을 묵인 또는 방조한 혐의 등 적어도 4가지 이상의 혐의에 직간접적으로 관여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조 전 장관은 “제가 알지 못했거나 기억하지 못하는 일로 인해 곤욕을 치를지도 모르겠다”며 사실상 모든 혐의를 부인하고 나선 상태다.

이희권 기자 leeheke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