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조건에도 3분기 실적은 선방

증권사들이 증시 부진 등 악조건에도 불구하고 올해 3분기 실적에서 ‘선방’했다. 브로커리지(주식위탁매매) 부문 위축으로 투자은행(IB) 등을 키운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금융시장 불안 지속, 증권사 간 경쟁 심화 등으로 인해 내년 수익성은 악화할 우려가 나오고 있다.

12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최근 3분기 실적을 공개한 미래에셋대우·메리츠종금증권·삼성증권·NH투자증권·KB증권·신한금융투자·하나금융투자 등 7개사의 3분기 순이익 합계는 5910억 원으로 전년 동기(4961억 원) 대비 19%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래에셋대우가 1377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0% 늘었고 하나금융투자(66%), 삼성증권(38%), 신한금융투자(25%) 등도 호실적을 냈다. 메리츠종금증권(-3%), NH투자증권(-23%)은 순이익이 감소했다. 8월 큰 하락장을 겪는 등 3분기 증시가 침체한 데다 파생결합증권(DLS), 사모펀드 등 상품 판매 관련 리스크가 불거진 것은 증권업에 악재로 작용했다. 증권사들은 IB 부문 등에서 돌파구를 마련했다. 미래에셋대우의 경우 IB 부문 수익이 2018년 2분기 이후 6분기 연속 1000억 원을 넘고 있다. 삼성증권도 IB 부문 인수·자문 수수료 수익이 전년 동기 대비 16% 늘어났다.

하지만 내년까지 증권사 호실적이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올해 상반기 어닝서프라이즈에 따른 기저효과가 있을 뿐만 아니라, 불안정한 대내외 여건이 지속되면서 증권업에 비우호적인 환경이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시중은행 지주 계열을 제외한 미래에셋대우·메리츠종금증권·삼성증권·NH투자증권·키움증권·한국금융지주 등 총 6개사 중 5개사가 2020년 연간 순이익 추정치가 올해보다 떨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송정은 기자 euni@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