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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미세먼지 정책을 주관하는 법정기관 등은 우후죽순처럼 늘어나고 있지만 매년 찾아오는 미세먼지로 인한 국민 고통은 전혀 가라앉지 않고 있다. 숨이 턱턱 막혀 외출을 삼가야 할 정도다. 매번 내놓는 ‘특단 조치’와 ‘특별 조직’의 화살은 만만한 산업계만 겨냥한다. 정작 가장 큰 원인인 중국발 미세먼지 국내 유입 타개 방안에 대한 해명은 늘 제자리를 맴돌고 있다. 국민은 ‘중국의 실효적인 협조’를 요구하는데, 정부는 “양국은 보다 활발히 정보를 공유하고 협력해나간다”는 추상적인 계획을 내놓는 데 그치고 있다.

중국발 국내 유입 대책을 쏟아놓는 미세먼지 관련 법정 기관만 무려 셋이나 된다. 국무총리 산하 미세먼지특별대책위원회를 비롯해 환경부 차관이 위원장을 맡은 장거리이동대기오염물질대책위원회, 최근에는 대통령 직속 ‘국가기후환경회의’까지 출범했다. 이 밖에도 ‘수도권대기환경관리위원회’ ‘국가미세먼지정보센터’ ‘국가대기질통합관리센터’ 등에서 한·중 대기오염 방지 정책을 펼치고 있다.

조직은 차고 넘친다. 그러나 내놓은 대책의 면면을 살펴보면 판박이 수준에 그친다. 한·중 환경협력센터 설치, 대기관측자료 공유, 한·중 대기질 공동연구단 발족, 한·중 대기오염 저감 실증 협력 등 사업 명칭만 보면 중국발 미세먼지 국내 유입 타개는 머지않은 일로 느껴진다. 그러나 이렇게 수많은 조직을 만들고도 어느 곳 하나 중국에 ‘문제 지적’조차 못하고 있다.

4일 조명래 환경부 장관 등이 리간제(李干杰) 중국 생태환경부 장관과 각각 만났지만, 별다른 성과 없이 중국의 미세먼지 저감 노력이 세계 최고 수준이라는 자랑만 듣고 온 이유도 여기에 있다. 사공이 많으면 배가 산으로 간다. 조직을 무작정 늘리는 것보다는 중국의 실효적인 협조를 이끌어내는 데 집중해야 할 때다.

김성훈 사회부 기자 powerkimsh@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