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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피노자는 “내일 지구가 멸망해도 한 그루의 사과나무를 심겠다”며 미래에 대한 꿈과 희망의 끈을 잡으려고 했다. 사과 하면 충주다. 요즘 기후가 다소 바뀌었다고는 하지만 명성은 여전하다.

충주에서 사과가 재배된 것은 1912년으로 충북에서 가장 넓은 면적이었다. 충주 사과는 다른 지역에 비해 일교차가 크고 일조량이 풍부해 빛깔, 당도, 향 등 모든 부분에서 우수했다. 그 명성을 이어가기 위해 충주에서는 축제, 사과 따기 체험 등 다양한 홍보 활동을 하고 있다. 일례로 사과 축제는 10월 말에 열리고 식전 행사로 패러글라이딩 비행, 비보이 공연, 재즈 댄스, 색소폰 연주 등이 진행된다. 본 행사에서는 사과 웅변대회·백일장·품평회·사과 전시회, 사과주 시음회, 과실주 빚기 체험, 사과 국수 판매, 사과 따기 체험 등이 다채롭게 펼쳐진다.

그러나 하나의 사과가 생산되기까지는 수많은 과정이 필요하다. 단지 수확 체험만으로는 오랜 시간 수고로움을 아끼지 않았던 농부의 노고를 알기가 어렵다.

따라서 가을의 사과 따기라는 일회성 체험을 뛰어넘어 사계절 내내 관광객이 충주를 찾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봄에는 충주에서 사과나무를 심고, 여름에는 과수원에서 풀을 솎아 주고, 가을에는 사과 따기 체험을 하고, 겨울에는 동네 어르신들을 ‘셰프’로 모셔서 사과 잼, 주스, 국수 등을 체험객들과 함께 만드는 등 다양한 콘텐츠와 프로그램을 개발할 필요가 있다.

이는 체험객들이 호기심에 한 번 방문하는 충주를 넘어 사계절 체험을 통해 사과에 대한 농부들의 ‘인내’와 ‘진실함’을 느끼고, 나아가 스피노자가 “내일 지구가 멸망해도 한 그루의 사과나무를 심겠다”고 말한 꿈과 희망을 충주에서 체감할 수 있도록 해주는 계기가 될 것이다.

김승철

한국외대 객원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