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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사법개혁 놓고 대립

구체 내용부터 처리 시기까지
與野 입장차로 시작부터 ‘난관’

검경 수사권조정 놓고도 異見

정치권이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된 검찰 및 사법개혁 법안과 관련해 본격 협상에 나섰지만, 내용부터 처리 시기까지 각 당의 입장 차가 커 시작부터 난관에 부닥친 모양새다. 특히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와 관련해 더불어민주당은 “검찰개혁의 핵심”이라며 적극 추진하고 있지만,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은 “독재 수사기관”이라며 결사반대 입장을 명확히 하고 있다.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는 1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한국당이 끝내 공수처 법안 심사를 반대한다면 협상은 매우 중대한 장애를 만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 원내대표는 앞서 BBS라디오 인터뷰에서 “검찰개혁을 반드시 이뤄야 하고 그 핵심에 공수처가 자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황교안 한국당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공수처는 결국 대통령 마음대로 할 수 있는 독재적 수사기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나경원 원내대표도 “공수처가 만들어지면 이 정권의 비리와 부패는 영원히 묻힌다. ‘친문(친문재인) 무죄·반문(반문재인) 유죄’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 역시 기자들과 만나 “기본적으로 수사권 조정만 제대로 된다면 공수처는 불필요하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했다.

여야가 공수처 설치 법안에 대해 대립하는 핵심은 대통령의 하명 수사기관 또는 사정기관으로 악용될 소지가 있느냐다. 민주당이 선호하는 백혜련 민주당 의원안은 공수처장 임명에 대한 ‘국회 동의’ 절차가 필요 없어, 인사청문회만 거치면 대통령이 임명할 수 있다. 공수처장 임명에 국회 동의 절차를 명시한 권은희안과의 차별점이다. 한국당은 백혜련안에 대해 검사 출신이 전체 공수처 검사의 50%를 넘지 못하도록 하고 있어, 결국 현 정부에서 중용되고 있는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 출신 변호사가 다수 포함될 것이라고 우려한다.

공수처 논의에 가려졌지만 검경 수사권 조정에 대해서도 여야는 큰 시각차를 보이고 있다. 여야 모두 원칙적으로 경찰에만 1차 수사권을 주는 데에는 공감대를 형성했지만, 검찰의 경찰에 대한 통제 여부를 놓고 이견이 있다. 민주당은 검찰의 수사지휘권을 폐지해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한국당과 바른미래당 등은 수사지휘권 유지를 주장한다.

아울러 검찰개혁 법안의 본회의 처리 시기 역시 여야의 입장이 갈라지고 있다. 민주당은 오는 29일부터 검찰개혁 법안의 본회의 상정이 가능하다는 입장인 반면, 한국당은 90일의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체계·자구심사 기간을 거쳐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정우 기자 krusty@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