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국감출석 한동훈 대검찰청 반부패강력부장이 17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대검찰청 국정감사에 출석해 인사하고 있다. 김낙중 기자

- 文대통령, 법무차관·검찰국장에 개혁안 직접 지시 놓고

대검 검사 등 ‘비판’ 목소리
檢출신 변호사 등 법조계도
“진행중인 수사에 위협주거나
가이드라인 주는듯해 부적절”

문재인 대통령이 16일 오후 김오수 법무부 차관과 이성윤 검찰국장을 청와대로 불러 이른바 ‘조국 검찰개편안’의 조속한 이행을 직접 지시한 것과 관련해 검찰 내부와 법조계는 “대통령이 검찰을 적대시하며 국민과의 간극을 더 벌리려 하는 정치적 의도가 엿보인다”는 비판적인 의견이 많았다. 검찰 내부에서는 대통령이 검찰조직에 대한 기본적 불신을 드러내며 직접 검사들을 통제하려는 의도로 보는 시각이 많았다.

대검찰청의 한 검사는 이날 “표면적으로 보면 공석인 법무부 장관 대신에 검찰개혁을 직접 챙기겠다고 했지만, ‘검사 감찰’을 강조한 부분에서 검찰에 대한 대통령의 강한 불신감과 통제 의도를 피부로 느꼈다”고 말했다. 대검 검찰개혁위원을 지낸 김종민 변호사는 “검찰개혁이 그렇게 급하고 중요한 것이었으면 지난 2년간 뭘 했는지 묻고 싶다”면서 “10월 말까지 보름 만에 개혁안을 만들어 가져오라고 하는 모습들은 명백하게 검찰에 대한 수사방해 의도, 검찰을 적대시하는 의도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김 차관과 이 검찰국장은 지난달 9일 조 전 장관 일가 수사와 관련해 각각 대검 차장검사와 반부패강력부장에게 윤석열 검찰총장을 지휘 라인에서 배제하고 새로 특별수사팀을 꾸리자고 제안했던 인물이기도 하다. 전날 법무부가 공석이던 대검 감찰본부장에 진보 성향 법관 모임인 ‘우리법연구회’ 출신의 한동수 변호사를 임명한 것도 그 연장선상에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헌 한반도인권과통일을위한변호사모임(한변) 공동 대표도 “대통령이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을 청와대로 불러 업무보고를 하게 한 장면을 공개하면서 그 자리에서 검찰총장에 지시한다고 꾸짖은 것과 다를 바가 없다”면서 “검찰의 힘을 빼고 검찰 권한을 약화시키려는 문 대통령의 신념 같은 것이 느껴지고, 고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복수심리도 있는 것같이 보였다”고 말했다. 그는 “사실 조 전 장관 사퇴는 제왕적 대통령제하에서 일어난 부패의 첫 번째 케이스로 볼 수 있는데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등을 만들어 비난을 피하려는 술책처럼 보인다”고 강조했다.

바른사회운동연합 상임대표인 신영무 변호사는 “대통령이 법무부와 검찰을 압박하는 것은 정말 한심한 상황”이라며 “특히 법무부 차관과 검찰국장을 불러 이런 식으로 행동하는 상황은 대통령이 초법적 권한까지 휘두른 것으로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행동하는 자유시민의 백승재 변호사는 “대통령이 강조한 법무부 감찰권은 지금 진행되는 수사에 가이드라인을 주거나 위협을 주는 듯한 모션을 취하는 것으로 부적절하다”면서 “감찰권에 대해 직접 대통령이 언급한 것은 검찰총장을 통제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최지영 기자 goodyoung17@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