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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빈(32)·손다은(여·30) 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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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는 경북 영덕에서 자연방목 유정란 농장을 함께 운영하는 결혼 6년 차 부부입니다. 저(다은)는 고교 3학년 겨울방학 때 아버지의 권유로 농장을 시작했습니다. 농장을 운영하다 2013년 10월 남편을 만나 이듬해 2월에 결혼했습니다. 당시 남편은 중국에서 커피 바리스타 트레이너 및 카페 컨설팅과 마케팅 사업을 벌이고 있었습니다. 장거리 연애에 지쳐 결혼식을 좀 서둘렀지요. 그래도 해는 넘겼잖아요? (웃음)

결혼 후 농장일을 그만두고 남편과 함께 중국으로 떠났습니다. 정든 농장이었지만 그만큼 남편이 좋았습니다. 중국에서 3년간 유학생 신분으로 한국에서 누려 보지 못한 대학생활도 했습니다. 그 후 저희 부부는 호주에서 새로운 삶을 꿈꿨습니다. 그때 농장일을 봐주던 제 여동생이 갑자기 농장을 떠난다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고민했지만 호주로 출발하기 3일 전 결국 농장으로 귀환키로 했습니다. 제가 열아홉에 시작해 청춘을 보낸 농장이 갑자기 문을 닫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니 너무 아쉬웠어요. 10년 넘은 고객들도 눈에 밟혔습니다.

도시 사람 남편이 농장일을 한 지는 이제 1년 반 정도 됐습니다. 전혀 해보지 않은 일이라 처음에는 걱정이 많았어요. 지금도 실수가 잦아요. 하지만 빠르게 적응하고 있답니다. 농장일에는 서툴지만, 남편은 디자인 전공자이자 마케팅 전문가입니다.

커피 마케팅 경험을 농장에 적용했지요. A4 용지에 손으로 로고를 그려 인쇄해 돌리던 투박한 전단의 디자인도 바꾸고 농장의 로고가 새겨진 커플티와 모자도 맞췄습니다. 끝으로 지금처럼 건강하고 행복하게 잘살자는 말을 남편에게 전하고 싶습니다.

sum-lab@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