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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 - 산업 세력 함께하는 국가 구상

이주호 전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의 인생은 두 권의 책으로 요약할 수 있다. 그가 인생 최고의 책으로 꼽는 박세일 서울대 명예교수의 ‘대한민국 선진화 전략’이 그것이다. 이 전 장관에게 박 교수는 국가에 봉사하는 명예로운 길을 걸을 수 있도록 이끌어 준 ‘스승’이자 ‘멘토’여서 더욱 특별하다. 박 교수가 이 책에서 전한 핵심 메시지는 ‘산업화와 민주화, 공동체주의와 자유주의를 뛰어넘고 융합하자’는 것이다.

조국 법무부 장관 사태로 대한민국이 두 쪽으로 갈라진 현실에서 이 책이 그에게 전하는 울림은 더욱 새롭다. 그는 “선생님이 구상했던 대한민국 선진화는 민주화 세력과 산업화 세력이 함께 나라를 선진화하자는 것이었다”며 “지금은 양쪽이 너무 싸우고 있어 안타깝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선생님도 선진화를 위해서는 교육이 중요하다고 많이 강조하셨기 때문에 학교에 돌아와서도 교육 혁신을 계속 연구하게 된 것 같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특히 외국의 이론과 정책을 수신만 하는 나라가 아니라 우리의 이론과 정책을 발신하는 나라가 돼야 오랜 ‘변방의 역사’를 끝낼 수 있다고 평소 강조했다는 것이 이 전 장관의 회고다.

미국 시카고대 경제학 박사 출신인 필립 H 쿰스가 1968년 펴낸 ‘세계 교육의 위기’(The world educational crisis)는 이 전 장관 본인의 삶을 비춰주는 또 다른 인생 책이다. 쿰스는 “글로벌화와 기술 진보에 맞춰 국제적인 공동 대응을 통해 교육을 성공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다면 당면한 지구촌 문제들을 상당 부분 해소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경제학도 출신으로 교육부 장·차관을 지냈고, 국제기구에서 일한 쿰스의 인생과 제 삶의 궤적도 ‘평행이론’처럼 비슷한 점이 많다”면서 “교육 위기의 원인이 낡은 모델을 고집한 채 새로운 모델을 찾으려고 노력하지 않는다는 데 있다는 진단과 처방에도 역시 공감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