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내부망 ‘文에대한 반발’ 확산
오늘 검사장 만찬…尹발언 주목

청와대와 여당이 조국 법무부 장관을 둘러싼 수사에 대해 일제히 비판하는 상황에 대해 검찰은 ‘수사 위축’을 우려하며 강력 반발하고 있다.

장진영 인천지검 부천지청 검사는 30일 검찰 내부망(이프로스)에 “총장님께서 가시는 길과 달리 가고자 하는 것이 법치주의 국가이고, 헌법 정신에 맞는 것이긴 한 것입니까”라며 비판을 넘어 청와대와 정치권을 비아냥대는 글을 올렸다. 장 검사는 이어 “지지율도 높고 총장님을 그리도 신임하는 여당 쪽과 내통하시는 게 더 편하지 않으십니까”라며 “힘센 쪽에 붙어서 편한 길 가시지 그러셨습니까”라고도 했다. 그는 또 “앞으로 후임 총장님이나 공수처장, 특수수사처장 등 향후 총장님과 비슷한 입장에 놓이게 될 분들에게 총장님처럼 이리 엄정하게 수사하면 안 된다는 것을 몸소 보여주시었다”고도 꼬집었다.

이날 지방의 한 부장검사도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혐의 입증 단계에서 진술에 의존하는 부분이 상당하다는 것을 감안할 때 대통령의 직접적인 수사 방해라고도 볼 수 있다”며 “문재인 대통령의 발언은 사실상 사법방해로 탄핵감”이라고 비판했다. 서울 서초동의 한 부장검사는 “대통령이 검찰 수사에 대해 직접 언급한 것으로, 전례가 없다.

검찰 인사권이 있는 문 대통령이 조 장관 수사에 대한 문책 인사를 연내에 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고 말했다. 한 평검사는 “검경 수사권 조정의 공은 검찰이 아닌 국회가 쥐고 있다. 윤석열 검찰총장 취임 이후 검찰개혁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한 번도 밝힌 적이 없는데 조 장관 수사에 ‘개혁에 반대하기 위한 수사’라는 프레임을 씌워놓고 덮어놓고 반대하는 상황이 이해되지 않는다”고 반발했다.

윤 총장은 이날 오전 대검 5급 수사관들 전입신고식에서 “이런 때일수록 맡은 바 일을 묵묵히 해달라”고 말했다. 전방위로 전개되는 수사 외압에 흔들리지 말라는 당부의 말로 해석된다. 윤 총장은 또 이날 저녁 대검찰청사에서 갖는 신임 검사장 교육 대상들과의 만찬에서 조 장관을 둘러싼 검찰의 수사가 검찰개혁과는 무관하다는 점을 다시 강조하면서 검찰의 헌법과 절차에 따른 수사를 다시 한 번 강조할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문 대통령은 지난 27일 “검찰개혁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현실을 성찰해주시기 바란다”며 검찰을 향해 메시지를 던졌다. 윤 총장은 29일 검찰개혁에 대해 이례적인 입장문을 내고 ‘조 장관 관련 수사와 검찰개혁은 무관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정유진 기자 yooji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