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영증권·유진증권 증시 하락
임직원 사기진작엔 간접 효과

올 7∼8월 국내 증시가 크게 흔들린 가운데 주가 방어 및 책임경영 목적으로 증권사 CEO들의 자사주 매입 붐이 일었다. 하지만 국내 주가 하락에 따른 거래대금 감소 등으로 증권업 주가가 부진한 까닭에 CEO들의 자사주 매입에도 불구, 증권사 주식은 고전을 면치 못했다는 평가다.

20일 증권업계 등에 따르면 원종석 신영증권 대표이사 부회장은 지난 8월 8일∼21일 신영증권 보통주와 우선주를 각각 1만1200주, 8428주 매입했다. 9월에도 보통주 1만1500주를 추가 매수했다. 이에 따라 원 부회장이 보유한 지분은 총 111만4274주(6.78%)로 확대됐다. 하지만 8월 8일 5만7300원이었던 신영증권 보통주는 지난 19일 기준 5만7100원으로 200원 하락했다. 8월 증시 하락장에서는 5만5000원대로 떨어지기도 했다.

유창수 유진투자증권 대표이사는 지난 7월 31일 1년 만에 자사주 10만 주를 사들여 시장의 눈길을 끌었다. 매입 당시 2365원이었던 유진투자증권 주가는 19일 기준 2275원으로 떨어졌다. 최석종 KTB투자증권 사장도 7월 26일∼31일까지 1만6500주를 매입했다. KTB투자증권 주가는 7월 26일 2775원에서 지난 19일 2615원으로 떨어졌다. 두 증권사 모두 코스피 2000선이 무너졌던 8월 초에 주가가 크게 하락했다.

하지만 간접적인 효과가 나타나기도 했다. KTB투자증권 관계자는 “최 사장이 대표이사로서의 책임경영 강화, 회사의 중장기적 성장에 대한 긍정적 판단 등으로 자사주 매입에 나섰다”며 “최 사장이 자사주를 매입한 이후 다른 임직원들도 매입에 나서는 등 회사 성장에 대한 공감대가 생겨 임직원 사기 진작 효과가 있었다”고 말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최근 주식 시장이 하락하면서 동시에 증권사 주가도 많이 내려갔는데 회사 가치가 더 높다고 판단한 증권사 CEO들이 시장에 긍정적 신호를 주기 위해 자사주 매입에 나섰지만 아직 성과는 신통치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송정은 기자 euni@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