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가족의 사모펀드(일명 ‘조국 펀드’)와 관련해 조 후보자의 배우자 정경심 동양대 교수와 사모펀드 운용사 간 이메일 및 통신기록 등을 면밀히 수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조 후보자가 지난 2일 ‘조국 펀드’에 대해 시종일관 투자처를 알 수 없는 ‘블라인드 펀드’라고 강조했지만, 실제 운용 행태 등을 보면 그렇지 않을 가능성이 농후하다는 것이다.

4일 본지 취재 내용을 종합하면, 검찰은 ‘조국 펀드’ 운용사인 코링크프라이빗에쿼티(코링크)와 정 교수 집무실 압수수색을 통해 양측이 주고받은 이메일 기록 등을 수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법조계와 금융권에 따르면, 이번 수사의 핵심은 조 후보자 가족이 펀드의 투자 대상을 미리 알았는지다. 펀드 가입자가 펀드 운용사가 어느 회사에 투자하는지 알고 그에 동의해 펀드에 가입한 경우를 보통 ‘프로젝트 펀드’, 펀드 운용사가 어느 회사에 투자할지 전혀 알지 못하고 가입한 경우를 블라인드 펀드라고 부른다. 만약 조 후보자나 배우자가 블라인드 펀드임에도 불구하고 코링크의 투자처를 미리 알고 있었다면 직접투자로 볼 여지가 높다는 것이 금융계의 시각이다.

현행 공직자윤리법은 공직자의 직접투자를 금지하고 있다. 조 후보자가 2일 국회 기자간담회에서 블라인드 펀드라는 점을 거듭 강조한 것도 이러한 점을 의식한 것으로 해석된다. 한 변호사는 “검찰 수사를 통해 조 후보자의 배우자가 투자 상황을 보고받은 상황이 입증돼야 한다”고 말했다.

금융권에선 “조 후보자가 블라인드 펀드라는 점을 무리하게 강조하다 보니 말도 안 되는 해명을 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조 후보자는 2일 기자간담회에서 “돈을 투자할 때 펀드 회사가 어디에 투자하는지 모르도록 설계돼 있다”며 “저희 집에 온 운용 현황 보고에도 그렇게 적혀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펀드 운용사는 법에 따라 투자자에게 운용보고서를 주게 돼 있는데 ‘아무것도 알려주지 않겠다’고 통보했다는 것은 이상하다”고 말했다.

김윤희·송정은 기자 wor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