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딸 조모 씨의 고교 영어 성적이 공개된 것을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신상 기록을 정쟁의 도구로 쓰는 행위는 ‘패륜’”이라며 비판에 나섰고, 법무부는 검찰에 유출자 색출 지시를 내렸다. 이에 대해 자유한국당은 조 후보자 의혹에 대해 침묵하던 법무부가 공익 제보자 색출에 나선 것은 ‘조국 엄호’에 불과하다며 비판했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4일 최고위원회의에서 “학생기록부 같은 어린아이의 신상기록을 갖고 정쟁의 도구로 쓰는 행위를 보면서 참 패륜이라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박주민 최고위원도 “생활기록부 유출 행위는 초·중등교육법과 개인정보보호법 등을 종합하면 5년 이하 징역, 5000만 원 이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면서 “검찰은 반드시 이 부분을 유념하고 수사를 진행했으면 한다”고 했다.

박상기 법무부 장관은 전날(3일) 2018 회계연도 결산 심사를 위한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조 씨의 고등학교 생활기록부 유출 논란에 대해 “(조 후보자 딸이) 경찰에 고소했다고 하지만 검찰에도 자체적으로 조사를 지시하겠다”고 밝혔다.

한국당은 “박 장관이 조 후보자를 둘러싼 각종 의혹엔 침묵만 지키다 후보자의 딸 문제에 즉각적인 조치를 지시했다”며 “법 앞에 공정해야 할 법무부 수장으로서 부적절한 처신”이라고 비판했다.

주광덕 한국당 의원은 “국민적 의혹의 본질에 관해 철저 수사를 지시하는 게 법무부 장관의 도리”라고 지적했다. 주 의원은 앞서 ‘조국, 거짓과 위선을 밝히다’라는 간담회에서 조 씨의 한영외고 재학 당시 영어 과목 성적이 4∼8등급에 불과했다며 생활기록부 일부를 공개했다. 조 씨가 영어 번역에 공헌해 단국대 병리학 논문의 제1저자로 등재됐다는 조 후보자 측 해명에 대한 반박 차원이다.

이에 대해 조 씨는 경남 양산경찰서에 한영외고 생활기록부,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 재학 당시 성적 등이 언론에 유출된 것과 관련해 고소장을 제출했다.

이정우·김유진 기자 krusty@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