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지난 2일 국회 원내대표실에서 진행한 문화일보와의 인터뷰 도중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적격 논란 등 정국 현안에 대한 입장과 정기국회 전략 등을 밝히며 주먹을 쥐어 보이고 있다. 나 원내대표는 “문재인 정부가 경제와 외교, 안보 등 모든 면에서 나라를 거덜 내고 있다”면서 “이번 정기국회를 통해 국민이 ‘정권 교체만이 해답’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도록 정부의 실정을 낱낱이 파헤칠 것”이라고 말했다. 김선규 기자

-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文, 작년엔 북한으로 정치하더니
올핸 親日프레임…내년엔 反美?
국감서 정권실체 파헤쳐 볼 생각

한미 FTA·제주해군기지건설 등
盧정부 실용 면모라도 있었지만
文정부는 이념밖에 없는것 같아

文정부 3년간 예산 100조 늘고
韓·美 동맹마저 파탄으로 몰아
낙제점 수준 아닌 마이너스 점수

범죄혐의자를 법무장관에 임명
檢도 장악하겠다는 무서운 정권
대한민국을 좌파독재로 이끌어

[인터뷰 = 오남석 정치부 차장]

“문재인 정부는 나라의 근간을 흔들고 있습니다. 경제를 거덜 내는 것도 모자라 나라의 ‘피’, 자유민주주의라는 피를 바꾸려고 하는 것 같아요. 낙제점이 아니라 마이너스 점수를 줄 수밖에 없습니다.”

지난 2일 만난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현 정부에 대해 더없이 강하게 비판했다. ‘이념적 정권’이라는 수준을 넘어 ‘동맹 파탄’ ‘좌파 독재’ ‘신(新)독재’ ‘참 무서운 정권’ 등 격한 표현을 쏟아냈다. 이날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갑작스럽게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연 게 자극제가 된 면이 있겠지만, 문재인 정부에 대한 나 원내대표의 평가는 이미 분명하게 내려져 있는 듯했다.

“노무현 정부는 실용적인 면모라도 있었는데, 문재인 정부는 이념밖에 없는 것 같다”는 말이 이를 잘 보여줬다. 나 원내대표는 21대 국회의원 총선거를 앞두고 열린 20대 국회 마지막 정기국회를 통해 “정권 교체만이 해답이라는 사실을 모든 국민이 체감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나 원내대표와의 인터뷰는 조 후보자의 기자간담회가 한창 진행되고 있던 지난 2일 오후 국회 본관 한국당 원내대표실에서 진행했고, 이후 전화통화로 보완했다.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지 2년 3개월이 지났습니다. 100점 만점에 몇 점 정도 줄 수 있을까요.

“저는 문재인 정부에 대한 실망이 너무 큽니다. 실망 정도를 넘어 상당히 분노하고, 걱정도 그냥 단순한 걱정이 아니라 깊은 걱정을 하고 있습니다. 국민이 이만큼 나라를 걱정하는 경우가 없지 않았나요. 점수를 이야기하는데, 낙제점 수준이 아니라 마이너스 점수를 줘야 할 것 같아요. 문재인 정부는 나라의 근간을 흔들고 있어요. 나라의 피, 자유민주주의라는 피를 바꾸려고 하는 것 같아 매우 우려스러워요.”

―특히 문제가 많다고 보는 분야는요.

“문제가 아닌 게 없죠. 경제·외교·안보…. 결국 경제 실패를 예산으로 때우겠다고 ‘초(超)슈퍼슈퍼 예산’을 편성하지 않았습니까. 거기에다 내년 세수 감소가 예상되니 적자 국채를 60조 원어치 발행한다고 합니다. 문재인 정부 3년 동안 예산이 100조 원 늘었어요. 400조 원 하던 게 500조 원이 됐습니다. 상상할 수 없는 일입니다. 나라 거덜 내는 일이죠. 게다가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파기 때도 느꼈지만, 외교·안보는 이제 한·미·일을 버리고 북·중·러로 가겠다는 신호로 보입니다. 한·미 동맹을 이렇게 갈등 상태로 만든 정부는 없었습니다. 그 갈등에 대한 우려를 얘기하니 그걸 극대화하려고 합니다. 지난 주말에 주한미군 기지 반환을 조속히 추진하겠다고 했잖아요. 이건 더는 한·미 동맹이 필요 없다는 거죠. 동맹 이익과 국익을 분리하는 겁니다.”

―여권에선 미국이나 일본도 자국 이익을 최우선시하는 상황에서 우리도 국익을 지키려면 미국이나 일본에도 할 말은 해야 한다는 얘기도 나옵니다.

“그렇다면 왜 미국과 일본에만 할 말을 하고 중국과 러시아에는 안 하나요. 중국·러시아는 사실 전통적으로 우리와 가치를 달리하지 않았습니까. 자유민주주의라는 가치를 함께해 온 미국·일본에 대해 할 말을 하겠다는 건데, 이건 거꾸로 가는 거죠. 또 지금 우리 안보 능력으로는 북한의 핵 능력과 미사일 도발 능력을 막아낼 수 없는 상황입니다. 동맹의 이익과 우리 국익이 안보 면에서 일치하는데, 이걸 분리하면서 국민을 호도하고 있는 게 우려스러워요.”

―주한미군 기지 조기 반환 얘기가 나온 건 미국 측의 방위비 분담금 인상 압박에 대한 대응 차원이라는 분석도 있습니다.

“지소미아 파기로 한·미 동맹이 흔들리고 있는 상황에서 주한미군 기지 반환 이야기를 꺼낸 게 적절하느냐 하는 의문이 드는 거죠. 의도가 순수하다고 보기 어려워요. 이 정부는 오히려 동맹 파탄을 조금 앞당기고 싶어 하는 게 아닌가 하는 의심마저 듭니다.”

―그렇게까지 보는 이유가 뭔가요. 그게 현 정부에 어떤 도움이 될 수 있죠.

“결국 한·미·일에서 북·중·러로 가는 과정이라고 봅니다. 이 정부에 가장 중요한 건 북한이고, 북한과의 관계 개선에 있어서 어떤 부분이 가장 중요할까 하는 거죠. 최근 흐름을 보면 결국 미·북 회담으로 사실상 얻을 게 없다는 게 북한의 사인이고, 거기에 대해 이 정부도 같이 응답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나 원내대표는 문재인 정부가 노무현 정부와도 확연히 다르다며 비판을 이어갔다.

“노무현 정부는 실용적인 부분이 있었는데 문재인 정부는 너무 이념적인 정부입니다. 386세대의 생각에 머물러 있다고 봅니다. 제가 신독재라는 말을 많이 하는데, 문재인 정부가 대한민국을 좌파 독재로 이끌고 있다고 봅니다. 노무현 정부는 그래도 한·미 자유무역협정(FTA)도 했고, 제주 해군기지도 건설하려 했는데, 문재인 정부였다면 그걸 전혀 안 했을 거라고 봐요. 그리고 이렇게 흠 많은 조국 후보자, 사상 유례없는 범죄 혐의자를 밀어붙이겠다는 거잖아요. 조 후보자를 통해 마지막 검찰 장악을 완성하겠다는 의지를 표현하는 겁니다. 참 무서운 정권입니다. 문재인 정권이 연장될 경우, 좌파 장기 집권 체제로 들어간다고 생각합니다.”

―노무현·문재인 정부가 다르다면, 그게 리더의 차이입니까, 아니면 세력의 차이입니까.

“세력의 문제인 것 같아요. 집권한 핵심 세력이 같지만 다르다고 봅니다. 그래서 매우 위험하다고 생각합니다. 이 사람들은 안보든 경제든 아무런 상관이 없는 것 같아요. 지난 해에는 북한 가지고 내내 정치하더니 올해는 친일·반일 프레임으로 하고 있죠. 이제 반미로 갈 것으로 봐요. 정권에 도움이 된다면 무엇이든 가리지 않는 겁니다. 그들이 생각하는 가치, 그들이 생각하는 대한민국의 미래는 대한민국 헌법에 반(反)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나 원내대표를 비롯한 한국당 인사들이 최근 정부에 대한 비판 수위를 최고조로 끌어올리고 있지만, 한국당 지지율은 답보 상태를 면치 못하고 있다. 그 이유에 대한 나 원내대표의 진단을 들어봤다.

―조 후보자 논란이 20일 이상 진행됐는데도 한국당 지지율은 안 오르고 있습니다.

“너무 안타깝죠. 결국 우리 당에 대해 신뢰를 못 주겠다는 국민의 뜻이 아니겠나 생각합니다. 아직은 우리를 대안으로 인정하지 않는 것 같아요. 한국당 하면 부정적 이미지가 아직 강한 것 같아요.”

―조금 더 지나면 바뀔 수 있을까요.

“결국 통합과 혁신 두 가지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걸 만들어가는 것이 가장 중요한 과제라고 생각합니다.”

―보수 진영은 19대 대통령선거와 7대 지방선거 등에서 연거푸 큰 패배를 당했습니다. 그 후 혁신하겠다던 약속이 어느 정도 지켜졌다고 봅니까.

“국민이 체감하기에는 아직 미흡하다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더 노력해야 합니다. 쇄신과 혁신의 핵심은 결국 공천으로 보여주는 겁니다. (공천에 대해서는) 당 대표가 책임을 가장 무겁게 갖고 있겠지만, 앞으로 공천 원칙과 기준을 정하는 절차가 진행될 겁니다. 이 과정에서 우리가 어떻게 하느냐가 쇄신의 가늠자가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더불어민주당은 현역 국회의원 컷오프 없이 모두 경선에 붙이고, 신인 등에게 가점을 주는 식으로 공천 규칙을 정했습니다. 현역 의원 일부를 공천에서 배제하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합니까.

“당 대표가 정치신인과 청년, 여성에게 가점을 준다고 얘기했죠. 저는 솔직히 현역 의원 몇 %가 물갈이가 되느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전체적인 그랜드 디자인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공천에서 노장 조화도 필요하고, 기성 정치인과 신인의 적절한 비율도 필요합니다. 여기서 희생이라는 키워드가 들어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당에서 혜택받았던 분들이 희생하는 모습, 솔선수범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불출마나 험지 출마를 의미하나요.

“험지 출마를 얘기할 수 있겠죠.”

―안철수 전 의원과 유승민 의원 등을 거명하면서 보수 통합 얘기를 선도적으로 했는데요. 이와 관련해 황교안 대표와 조금 차이가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나 원내대표는 중도 보수 통합에 무게를 두고, 황 대표는 우리공화당까지 모두 다 합치자는 쪽에 무게를 두는 것 같습니다.

“황 대표 생각과 제 생각이 크게 다르지 않다고 봅니다. 저는 통합의 순서에 있어서 조금 중도 쪽으로 먼저 가는 게 좋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 정도입니다.”

―전체 통합의 범위는 반문(반문재인)연대가 돼야 한다는 건가요.

“그렇죠. 반문연대는 가능합니다. 왜냐. 문재인 정권은 헌법을 파괴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헌법을 지키자고 하면 그 안에서 조금씩의 차이는 극복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언제부터 움직여야 할까요.

“지금부터라도 시작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당 밖의 사람들과 따로 얘기를 나누고 있습니까.

“아직 구체적인 건 아니고, 최근 ‘플랫폼 자유와 공화’ 행사에서 박형준 교수와도 얘기를 나눴습니다.”

―보수 진영이 통합하고 총선에서 성과를 내는 것과 관련해 박근혜 전 대통령이 변수로 거론되기도 합니다.

“박 전 대통령이 통합을 촉진하는 데 역할을 해 줬으면 하는 게 우리가 바라는 부분이죠.”

이미지 크게보기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지난 2일 국회 원내대표실에서 문화일보와의 인터뷰를 갖기에 앞서 거울을 보며 옷매무시를 다듬고 있다.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국회 기자간담회를 생중계하는 TV 화면이 거울에 비치고 있다. 김선규 기자

“反文연대 시작해야… 총선 1차목표는 개헌저지선, 2차목표는 제1당”

―총선 목표는 어느 정도로 잡고 있습니까.

“공직선거법이 어떻게 되느냐가 일단 중요합니다. 선거법이 잘못 바뀌면 개헌 저지선 확보도 어려울 수 있거든요. 지금은 개헌 저지선 확보가 제1의 목표이고, 우리가 1당이 되는 게 제2의 목표입니다.”

―가능성이 있다고 봅니까.

“지난해까지는 개헌 저지선이라도 확보했으면 하는 생각을 갖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 정부가 워낙 잘못하고 있다고 국민이 생각하는데도 그 표를 우리가 받지 못하고 있는 것 아니겠습니까. 조금 더 시간이 걸린다고 보고, 지속적으로 노력하면 받아올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민주당과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 정의당 등 4당이 공조해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에 올린 선거법 개정안이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 전체회의를 통과해 법제사법위원회로 넘어간 상태입니다. 이에 반발해 “정치 협상은 안 한다”고 했는데요.

“4당이 흔히 ‘심상정(정의당 대표)안’이라고 하는 걸 지금 밀어붙이려고 하는데요. 본인들도 지역구가 조정되는 것에 대해 굉장히 부담스러워합니다. 민주당은 한국당이 끼어들어 논의하다 자연스럽게 의원 정수를 330명으로 늘리게 되기를 바라는 것 같아요. 그러나 우리는 의원 정수 확대는 절대로 안 된다는 입장입니다. 그건 국민이 원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우리가 국회의원 정수를 10% 감축하는 법안을 냈습니다. 심상정안을 기본으로 한 협상에는 응할 수 없습니다. 일단 패스트트랙 자체를 원천 무효화하는 게 맞는다고 생각합니다. 그 뒤에 우리가 제출한 안과 동등하게 놓고 협상해야 합니다.”

―민주당도 심상정안대로 처리하자는 건 아닌 것 같은데요.

“그러니까 그걸 손 안 대고 코 풀려고 하는 거예요. 우리가 협상에 들어가면 민주당은 의원 정수 330명에 지역구 250명을 요구하겠죠.”

―어쨌든 총선이 8개월 남았으니 선거법 협상은 안 할 수 없습니다. 원래 선거 1년 전에 선거구 획정까지 마쳐야 하잖아요.

“아직 시간이 좀 있다고 봅니다.”

―비례대표를 없애고, 전체 의석수를 270석으로 줄이자는 한국당의 입장은 유효한가요.

“의원 정수를 줄이자는 게 기본 원칙입니다. 비례대표를 전부 없앨지에 대해선 탄력적으로 접근하겠습니다.”

―현실성 있는 얘긴가요. 몇 석 줄이는 것도 어렵지 않나요.

“지역구가 아니라 비례대표를 좀 줄이는 거죠. 오히려 지역구를 늘려 대표성을 강화하자는 겁니다. 비례성이냐 대표성이냐의 문제에서 우리는 대표성을 강화하자는 겁니다.”

―비례대표가 전문가 등용의 통로가 됐던 게 사실인데, 이걸 없애면 전문가들이 지역구에서 당선될 수 있을까요.

“국회의원 충원 방법이 바뀌어 갈 수 있겠죠. 비례대표제라는 게 전문가 충원 수단이라고 하면서 실제 공천은 친소관계에 의해, 공천권을 가진 사람들에 의해 자의적으로 이뤄진 게 사실입니다. 또 전문가로 영입한 비례대표 가운데 역할을 제대로 한 사람도 있지만, 그렇지 못한 사람도 많이 있다고 봅니다. 전문가 충원은 지역구 공천으로도 충분히 가능합니다. 이런 식으로 충원 과정이 바뀌면 (전문가가) 갑자기 낙하산으로 오는 방식이 아니라 정치권에 들어와 어느 정도 준비하는 과정을 거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2일부터 정기국회가 시작됐습니다. 이번 국정감사의 주안점은 어디에 두고 있습니까.

“문재인 정부의 무능과 실패는 도를 넘었습니다. 안보 무능, 외교 파탄, 경제 도탄…. 이런 것 아니겠습니까. 각 분야의 이런 문제점을 따질 겁니다. 이와 함께 진보 정권이 들어서서 정의니 공정이니 외쳤는데, 실질적으로는 매우 부정의하고 불공정한 부분도 하나하나 짚어 보겠습니다. 조 후보자의 저런 모습은 위선적인 진보의 민낯을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게 진보의 법 감정이자 도덕 감정인지 묻고 싶습니다. 앞서 (방송인) 김제동 씨의 고액 강연비 논란에서부터 이런 모습이 비쳤다고 생각합니다.”

―이전 국정감사와 달리 준비 과정이 달라진 게 있나요.

“이번이 20대 국회 마지막 국정감사죠. 총선 전 마지막으로 문재인 정권의 실체를 파헤치는 중요한 의미가 있습니다. 이제 이 정부는 대안을 제시해도 듣지를 않아요. 정권 교체가 답입니다. 국정감사를 통해 국민이 이 정부와 더는 같이할 수 없겠다는 마음이 들도록 실정을 파헤칠 겁니다.”

―정부 예산안 심사 원칙은 뭔가요.

“선심성 포퓰리즘 예산을 걷어내는 게 급선무라고 봅니다. 이 정부 들어서 ‘가짜 일자리’ 예산이 너무 많아졌어요.”

―한국당에서 적자 국채 발행에 대한 우려가 나오는데, 그만큼(60조 원)의 예산을 삭감할 생각입니까.

“정부 예산안이 아직 국회로 넘어오지 않아 자세히 검토하지는 못했지만, 실질적으로 그런 자세로 들여다볼 생각입니다. 지난 추가경정예산(추경)안 심사 때도 우리 당은 적자 국채 발행을 아예 막지는 못했지만 규모를 줄이기 위해 선심성 예산을 많이 걷어냈습니다. 그런 각오로 임하겠습니다.”

―반드시 처리하겠다는 중점 법안은 뭔가요.

“‘국민부담 경감 3법’ ‘소득주도성장 폐기 3법’ ‘기업경영활성화법’ ‘노동유연성 강화법’ ‘국가재정건전화법’ 등 7대 중점 추진 분야 법안을 준비해 놨습니다. 또 최근 입시제도와 관련해 많은 학생이 분노하고 있는 만큼 정시 비중을 확대하는 내용의 법안도 준비할 계획입니다. ‘조국 방지법’이라는 표현도 쓰고 있잖아요.”

―노동 개혁은 지난번 교섭단체대표연설 때도 강조했는데요.

“파업 기간 중 근로자 파견과 대체근로를 허용하는 것 등 노동의 유연성을 강화하는 게 있고, 다른 한편으로 일자리 분야의 공정성을 강화하는 게 있어요. 노조의 고용세습이 문제가 되고 있는데 ‘노조의 사회적 책임법’ 등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패스트트랙 지정을 둘러싼 여야 충돌과 관련, 한국당은 경찰의 출두 요구에 응하지 않고 있습니다.

“고도의 야당 탄압이죠. 경찰이 지금 매일 한 명씩 민주당 의원을 부르잖아요. 출두하는 모습을 통해 (야당을) 압박하고 있습니다. 작금의 여권 행태는 결국 보수 궤멸, 우파 궤멸을 꾀하는 겁니다. 우리는 저항권을 행사할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그럼 앞으로도 계속 출두 요구에 불응할 건가요.

“그에 대해서는 적당한 타이밍에 입장을 밝히겠습니다. 기본적으로는 응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이 사건의 핵심은 국회의장의 (정개특위·사개특위) 불법 사·보임에서 문제가 시작됐다는 겁니다. 국회의장을 수사하는 것이 먼저라고 생각합니다.”

―윤석열 검찰총장 체제의 검찰이 결국 이 문제를 건들 거라는 관측도 나옵니다.

“검찰로선 본인들이 쥐고 있는 칼을 안 내밀지는 않을 겁니다. 그 전에 국회에서 정치적인 해결이 있을 수 있다고 봅니다.”

―최근 ‘광주일고 정권’ 발언 때문에 말이 많습니다.

“사실 우리 정치권의 불편한 진실을 이야기한 것으로 보면 될 것 같습니다. 저는 초선 때부터 지역감정을 해소하지 않고는 한국 정치 발전이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제가 공천특별위원회 위원장을 할 때도 지역감정 해소를 위한 석패율 도입을 줄기차게 주장했습니다. 민주당은 호남, 한국당은 영남이라는 든든한 지역 기반 위에 서 있다는 데서 여전히 자유롭지 못합니다. 이것을 넘어서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어느 정권이든 들어섰을 때 탕평 인사 원칙이 강조돼야 합니다.”

―그런 취지였다고 해도 표현이나, 발언 장소(부산) 때문에 오히려 지역감정을 조장했다는 비판이 나오는데요.

“제가 불편한 진실을 얘기한 겁니다.”

오남석 정치부 차장 greente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