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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문가들 ‘8·15 경축사’ 평가

“평화경제·2045년 통일론… 현실 외면한 장밋빛”

“日과 기꺼이 손잡겠다는 발언
물밑접촉 진행중 시사 가능성
對北메시지 대체로 각론 없어
올림픽 공동개최 등 희망사항”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광복절 경축사에서 “대화와 협력의 길로 나온다면 기꺼이 손을 잡을 것”이라는 대일 메시지를 내놓은 데 대해 전문가들은 갈등을 증폭시키지 않고 외교적 협상의 의지를 피력한 것이라는 긍정적인 평가를 내놓았다. 하지만 문 대통령이 밝힌 ‘평화경제론’과 ‘2045년 통일론’ 등에 대해서는 지나치게 낙관적인 ‘장밋빛’ 메시지라고 혹평했다.

◇대일 메시지는 긍정적 =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은 16일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일본을 직접 겨냥해 비난하지 않고 대화 가능성을 시사한 것은 한·일 관계를 고려한 수위조절을 한 것으로 평가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경축사에서 “책임 있는 경제강국으로 자유무역의 질서를 지키고 동아시아의 평등한 협력을 이끌어 내고자 한다”며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전력을 다하고 있는 내년 도쿄(東京) 올림픽 성공을 기원하는 발언을 내놓기도 했다. 이 때문에 한·일 간 물밑에서 외교적 접촉이 이뤄지고 있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하지만 문 대통령의 유화적 메시지에도 불구하고 일본과의 경제 갈등은 이른 시일 내 풀리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진창수 세종연구소 일본연구센터장은 “발언은 언제든 뒤엎을 수 있는 만큼 행동으로 옮길 수 있느냐가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일본 역시 그동안 쏟아낸 발언을 뒤집을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 한국 대법원의 강제징용 배상 판결 관련 입장 등 양국 간 근본적 인식차도 워낙 큰 상황이다. 일단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의 연장 결정 시한인 24일이 고비가 될 전망이다. 한국이 폐기까지 가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인 가운데, 오는 28일 예정된 일본의 ‘화이트리스트(수출 절차 간소화 국가)’ 한국 배제 조치 시행일을 염두에 두고 일본에 공을 떠넘길 것으로 예측된다.

◇대북 메시지에 대한 답은 미사일 발사= “평화로 번영을 이루는 평화경제를 구축하고 통일로 광복을 완성하고자 한다”는 문 대통령의 대북 메시지에 대해서는 전문가들은 대체로 비판적이었다. 신 센터장은 “결국 우리가 현실을 외면한 채 장밋빛 메시지만 내놓은 결과가 (16일 오전) 북한의 미사일 발사”라며 “장기적으로 북한이 우리가 원하는 길로 올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전문가들은 문 대통령이 임기 내 비핵화와 평화체제 확고화, 2032년 서울·평양 공동 올림픽 개최, 2045년 평화와 통일로 하나된 나라(One Korea)라는 통일 시간표를 제시한 것을 두고 구체적 각론 없는 희망적 바람이라고 우려했다.

민병기 기자 mingmi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