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경축사 다음날 도발에 ‘당혹’
고도 30㎞ -사거리 230㎞ 추정

청와대는 16일 북한이 문재인 대통령을 겨냥해 막말을 쏟아내는 동시에 재차 동해 상으로 발사체 도발을 감행하자 즉각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주재 긴급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 회의를 개최했다. NSC 상임위는 북한 발사체 발사에 대한 우려 표명과 함께 도발 중단을 촉구하면서 한·미 연합 훈련을 지속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문 대통령은 이날 북한 관련 보고를 받았음에도 또다시 침묵을 지켰다.

청와대는 이날 NSC 상임위 회의 결과 브리핑에서 “오전 9시 정 실장 주재로 국가지도통신망을 통해 NSC 상임위원회 긴급회의를 개최해 북한 단거리 발사체 발사와 이에 따른 한반도의 전반적인 군사안보 상황을 점검했다”며 “상임위원들은 북한이 한·미 연합지휘소 훈련을 이유로 단거리 발사체를 연이어 발사하고 있는 행위가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을 고조시킬 우려가 있으므로 이를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고 밝혔다.

청와대는 이어 “이번 발사체의 세부 제원 등에 대해 한·미 정보당국 간 긴밀한 공조를 통해 정밀 분석해 나가기로 했다”며 “우리 군이 주도하는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을 위한 한·미 연합지휘소 훈련을 통해 어떠한 군사적 상황에도 대응할 수 있는 확고한 연합방위태세를 점검해 나가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청와대는 남북 협력의 필요성을 강조한 문 대통령의 8·15 광복절 경축사가 발표된 지 만 하루도 되지 않아 북한이 도발한 데 대해 우려하는 분위기다. 최근 미사일 도발 국면에서 관계부처 장관회의를 열어왔던 전례와 달리 이날 급을 높여 NSC 상임위를 연 것은 청와대가 그만큼 상황을 엄중하게 보고 있다는 방증이다.

문 대통령은 전날 “평화로 번영을 이루는 평화 경제를 구축하고 통일로 광복을 완성하고자 한다”며 “임기 내에 비핵화와 평화체제를 확고히 하겠다고 다짐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북한은 이날 미사일 도발과 함께 “우리는 남조선 당국자들과 더 이상 할 말도 없으며 다시 마주 앉을 생각도 없다”고 단칼에 거절한 모양새다.

유민환 기자 yoogiz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