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 총기소지 허용… 해결책 될까

미국 전역에서 연일 총기난사 사건이 벌어지는 가운데 많은 주에서 학교를 무대로 한 총격사건을 막기 위한 방안으로 교사 총기 소지를 허용하고 사격훈련까지 실시해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총격사건을 막기 위해 자녀를 등록금 비싼 사립학교에 보내거나 아예 집에서 교육시키는 홈스쿨링에 나서는 학부모도 증가하고 있다.

8일 더힐, VICE 등 현지언론에 따르면 미 플로리다주 하원은 지난 5월 교사가 교실에서 총기를 소지할 수 있도록 하는 법안을 찬성 65 대 반대 47로 가결 처리했다. 공화당 소속인 존 디산티스 주지사는 약물검사와 심리평가를 받고 144시간의 교육을 완료한 교사가 학교에서 총기를 휴대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총기를 소지하는 교사는 설명 교육과 함께 총기난사 테러 시나리오를 가정한 실전훈련도 받아야 한다. 플로리다주가 자칫 총기 오발사건이나 총격범 오인 등의 부작용을 무릅쓰고 ‘교사 총기소지 법안’을 통과시킨 데는 지난해 2월 27명이 숨진 주 내의 마조리 스톤맨 더글러스고교 총기난사 사건 당시 총기에 능숙한 교사가 있었다면 신속하게 범인을 제압할 수 있었다는 판단이 작용했다.

플로리다주 외에도 이미 텍사스주, 오하이오주, 유타주, 워싱턴주, 앨라배마주, 아칸소주, 콜로라도주, 아이다호주, 인디애나주, 미주리주, 몬태나주, 오클라호마주, 오리건주, 사우스다코타주 등 미 전역 50개 주 가운데 14개 이상 주에서 학교 총격사건 방지를 이유로 교사의 총기 소지를 허용하고 있다. 특히 텍사스주, 유타주 등의 일부 학군에서는 교사들이 10년 이상 총기를 휴대한 채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다른 16개 주에서도 지역 학교위원회의 결정 여부에 따라 교사의 총기 소지가 가능하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2018년 “학교가 미치광이들의 공격을 막기 위해 교사의 20%를 무장시킬 수 있다”고 말해 교사 총기 소지를 옹호한 바 있다.

반면 민주당 소속 앤드루 쿠오모 뉴욕주지사는 지난 7월 30일 주 내 모든 학교에서 허가된 보안요원 외에는 교사도 총기를 일절 소지하지 못하도록 엄격히 제한하는 법안에 서명해 정반대 해결책 시행에 나섰다.

빈발하는 총격사건 탓에 경제적 여력이 있는 가정에서는 자녀를 등록금 비싼 사립학교에 보내는 방안을 선호한다. 대다수 사립학교는 교내 경비원이 있어 총기를 소지한 교사가 없어도 총기난사 사건이 발생할 경우 대처가 가능한 게 사실이다. 상대적으로 재정이 열악한 공립학교는 경비원 고용이 어려운 실정이다.

아예 집에서 자녀를 교육하는 홈스쿨링도 늘고 있다. 미 교육 당국에 따르면 2011∼2012년 기준 5∼17세의 미국 아동 가운데 3%가 홈스쿨링을 받고 있다. 전체 홈스쿨링 학생 가운데 83%가 백인으로 조사됐다. 홈스쿨링은 학교라는 공간에서 이뤄지는 사회화 과정을 경험할 수 없는 데다 의도치 않은 어린이 총격 사망사건의 89%가 가정에서 발생한다는 점에서 근본적 해결책이 아니라는 반론도 적지 않다.

김남석 기자 namdol@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