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근심 가득한 글로벌 증시 7일 미국 뉴욕 증권거래소에서 한 주식거래인이 근심스러운 표정으로 시황판을 바라보고 있다(왼쪽 사진). 오른쪽은 7일 중국 베이징의 한 증권회사에서 한 남성이 신문을 펼쳐보는 모습. AP 연합뉴스

- 中고시환율 7위안 돌파 파장

美가 對中 추가관세 예고하고
환율조작국 지정에 대응 성격
일각선 “역내외 시장상황 반영”

중국 금융 당국이 8일 11년 만에 위안화 기준환율을 7위안 이상으로 고시함에 따라 중국이 위안화 가치 하락(평가절하)을 본격적으로 용인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시장에 위안화 추가 약세 신호를 보냄으로써 이미 중국을 ‘환율 조작국’으로 지정한 미국과 환율 전쟁도 불사하겠다는 뜻을 비친 것으로 해석되는 배경이다. 시장 일각에서는 벌써부터 미국과의 무역·환율 갈등 심화로 위안화가 달러당 7.5위안을 넘어설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이날 중국 관영 신화통신 등에 따르면, 중국 중앙은행인 런민(人民)은행은 기준환율 성격의 중간환율을 전날의 6.9996위안보다 0.06% 오른 7.0039위안으로 고시했다. 중국 정부의 환율 관리 기조를 반영하는 것으로 여겨지는 기준환율이 달러당 7위안을 넘는 ‘포치(破七)’를 기록함에 따라 중국이 위안화 약세 용인을 공식화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 정부가 그동안 시장의 수급 요인에 따라 달러 강세 현상에 따른 자연스러운 위안화 약세라고 주장해왔다는 점에서 전략 변화로 풀이된다.

특히 ‘포치’ 용인은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3000억 달러 규모 중국산 제품에 대한 추가 관세 부과 예고와 환율 조작국 지정에 맞대응하기 위한 ‘선전포고’로 시장에서는 해석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약 달러를 관철하기 위해 중국에 위안화 평가절하 움직임에 대해 지속적인 경고를 해왔지만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미국과의 환율전쟁 전면전에 나섰다는 의미다.

중국 지도부 입장에서는 무역전쟁이 장기화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미국의 관세 부과 효과를 상쇄하고 중국의 수출 증진을 위해서도 위안화 약세가 필요한 상황이었다. 이에 따라 당분간 미국과의 환율 전쟁은 더욱 격해지는 국면을 피할 수 없게 됐다.

반면, 이번에 런민은행이 ‘포치’를 공식화한 것은 최근 역내·역외 시장에서 장중 7위안을 넘어선 상황을 후행 성격으로 반영한 것에 불과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외환시장에서 위안화 환율은 지난 5일부터 이미 나흘 연속 달러당 7위안 이상을 나타냈다. 중국 당국이 급격한 위안화 약세를 용인하지 않고 적절히 시장에 개입하면서 7위안 안팎에서 관리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근거다. 가파른 위안화 가치 하락은 중국 시장에서 대규모 자금 이탈과 증시 폭락, 이에 따른 경기 침체 가속화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베이징=김충남 특파원 utopian2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