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 뽕 따러 가세

방송가에 송가인 쓰나미가 닥쳤다. 송가인이 뜨면 시청률이 들썩인다. KBS 2TV ‘해피투게더’는 송가인 출연 회차에 전 채널 동시간대 1위에 올랐다. 종합편성채널 TV조선 ‘아내의 맛’은 결혼도 안 한 송가인을 출연시켜 억지스럽다는 지적이 나왔지만, 평소 2∼3%대였던 시청률이 송가인 등장에 5.9%로 치솟았다. 그밖에 케이블채널 tvN ‘풀 뜯어먹는 소리3’, MBC ‘복면가왕’ 등도 송가인 출연 회차의 시청률이 상승했다. 믿기 힘들 정도의 인기다. 채널을 돌리던 시청자들이 송가인의 얼굴이 보이는 순간 리모컨에서 손을 뗀다는 말도 있다.

송가인의 폭발력을 대표적으로 보여주는 프로그램이 TV조선 ‘뽕 따러 가세’(사진)다. 시작하자마자 1회에 시청률 6.8%로 동시간대 최고를 찍었고, 3회엔 7.6%까지 올랐다. 동시간대 지상파 드라마들은 4∼6%대 시청률에 그쳐 ‘뽕 따러 가세’에 압도당하는 형국이다.

‘뽕 따러 가세’는 시청자의 사연을 선정해 송가인이 붐과 함께 찾아간다는 설정이다. 사연 모집을 시작하자마자 3000여 개의 사연이 폭주했다고 한다. 제일 먼저 광주 양동시장을 찾아 은퇴 후 우울증에 빠졌다는 신청자의 아버지를 위로했다. 이 아버지는 송가인의 노래를 듣는 게 유일한 낙이라고 하는데, 송가인이 불시에 찾아가 아버지를 놀라게 하고 즉석 공연을 펼쳤다. 시장 상인들을 위해 공터로 나가 또 열창해 상인들을 열광하게 했다. 3회엔 서울 광장시장을 찾아 한쪽 팔에 마비가 왔다는 신청자의 어머니를 위로했다. 이 어머니는 송가인만 봐도 눈물이 나올 정도로 열성팬인데, 송가인과 붐은 그런 어머니의 육회집으로 불시에 찾아가 육회 먹방과 즉석 공연을 선보였다. 시장 상인들과 손님들의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이렇게 연예인이 시청자의 사연을 받아 불시에 찾아가는 설정은 예능의 기본 포맷 중 하나다. 특히 MBC ‘무한도전’이 가끔 이런 식의 특집으로 큰 사랑을 받곤 했다. 연예인이 찾아갔을 때 상대방이 깜짝 놀라면서 감격하고, 연예인과 이벤트를 함께하면서 흥겨워하고, 주위 사람들이 열광하는 모습이 재미 포인트다. 그렇기 때문에 찾아가는 연예인의 스타성이 클수록 재미가 극대화된다. 누구나 알고 사랑하는 대스타가 가야 상대방이 크게 놀라고, 감격하고, 주위 사람들이 열광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무한도전’ 시절엔 국민 MC 유재석이 찾아갔을 때 좋은 반응이 나오곤 했다. 송가인이 바로 그런 국민 스타의 반열에 올랐다. 송가인이 가는 곳에 구름 관중이 몰리고 사연 주인공의 감격이 크게 나타난다.

찾아가는 연예인이 누구인가와 별개로, 현지의 반응이 강렬해도 재미가 상승한다. 그래서 여학교나 대학교에 젊은 연예인이 찾아가는 설정이 많이 나왔었다. 여학교, 대학교의 반응(리액션)은 가히 폭발적이어서 순식간에 프로그램에 활력을 만들어낸다. 송가인의 마력은 일반 중장년층 시민에게서 여학교, 대학교의 학생들 이상으로 강력한 반응을 이끌어낸다는 점에 있다. 서울 광장시장 편에서도 다양한 연령대의 시민이 송가인의 노래에 뜨겁게 반응하는 모습이 그 흥을 시청자에게까지 전해줬다.

이런 포맷에는 또, 사연을 보낸 측의 인간적인 스토리가 있고 연예인과의 소통이 있다. 그 속에서 감동까지 만들어진다. 송가인 불시 방문의 드라마틱한 재미와 흥겨운 공연에 휴머니즘 감동까지, ‘뽕 따러 가세’의 인기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문화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