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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성상 경희대병원 신경과 교수

일반적으로 턱이나 치아 쪽에 통증이 생기면 치과를 찾는다. 20대 A 씨도 얼마 전부터 치통이 계속돼 치과를 찾았다. 충치인가 싶어 신경치료까지 받았지만 통증은 계속됐다. 이후 발치까지 했으나 증상은 나아지지 않았다. 결국 신경과를 찾은 A 씨, 원인은 바로 ‘삼차신경통’이었다.

삼차신경이란 뇌와 연결되는 12개의 뇌신경 중 5번째 신경을 말하며, 저작근(씹는 데 사용되는 근육)의 근력과 위치감각, 안면부 감각 등을 담당하고 있다. 안구분지(이마∼눈 위)·상악분지(눈 아래∼치아 위)·하악분지(아래턱)로 나뉘어 삼차신경이라 부른다.

삼차신경통은 이 세 분지 중 한 영역 이상에서 ‘송곳이나 칼로 찌르는 듯한 통증’이 나타나는 것을 말한다. 통증이 수초에서 수분간 지속되다 호전되는 양상이 반복되며, 심한 경우 일시적인 안면 경련이 일어나기도 한다.

증상은 주로 가벼운 자극에 의해 유발되는데, 코나 입 주변, 잇몸에 일상적인 자극이 가해지기만 해도 통증이 시작된다. 세수나 양치질을 할 때뿐 아니라 밥을 먹거나 말할 때에도 나타난다. 심지어 바람에 스치기만 해도 통증이 나타날 수 있다.

그렇다면 삼차신경통은 왜 발생하는 걸까? 안타깝게도 대부분 원인을 알 수 없다. 다만 삼차신경이 뇌교로 들어가는 신경뿌리 부근에서 발생하는 딴곳활동전위에 의한 것이 아닐까 추측된다. 소수에게 나타나는 증상삼차신경통은 동맥이나 정맥에 의한 압박, 다발성 경화증 등에 의해 발생한다고 알려져 있다. 이 경우 통증 외에도 다른 이상 증상이 동반되기 때문에 구별이 가능하다.

삼차신경통은 남성보다 여성에게서 2배 정도로 더 많이 발생한다. 주로 40대 이후에 나타나지만 젊은 연령층에서도 발생할 수 있다.

특히 A 씨처럼 젊은 환자들은 신경 질환을 의심하지 않고, 충치로 오인해 멀쩡한 치아를 빼는 경우가 많다. 치통이 있으면 일단 치과를 찾는 것이 당연하지만, 검사상 특별한 문제가 없거나 치과적 치료를 받은 후에도 통증이 계속된다면 생니를 뽑기 전에 삼차신경통을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치료는 약물요법을 우선으로 한다. 대부분 항경련제(뇌전증 치료제)가 처방되기 때문에 잘못된 것은 아닌지 걱정하는 분들이 많은데, 올바른 처방이므로 안심해도 된다. 약물에 반응이 없다면 주사치료나 미세혈관감압술과 같은 신경외과적 수술을 시도한다. 주사치료는 이상 감각 등의 후유증이 있을 수 있고, 수술도 여러 위험이 따르지만, 증상이 발생하면 병원을 찾아 적극적으로 치료에 임해야 한다.



◇윤성상 교수는… 경희대 의대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전문진료 분야는 뇌졸중, 두통, 말초신경병, 운동성질환, 어지럼증이다. △대한신경과학회 법제위원 △대한임상신경생리학회 학술위원 △대한신경중환자학회 학술위원 △유럽신경과학회 정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