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은 “방사포” 발표했는데
합참 관계자 “분석 진행 중”

합동참모본부가 31일 새벽 강원도 원산 갈마 일대에서 북한이 발사한 신형 대구경조종방사포를 단거리 탄도미사일로 오인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북한 발표가 사실이라면 군이 헛발질을 한 셈이다.

일단 합참 관계자는 북한이 ‘신형 대구경조종방사포’라고 주장한 데 대해 1일 오전 정례브리핑에서 “현재까지 한·미 군 당국은 신형 단거리 탄도미사일과 유사한 특성을 가진 무기로 보고 분석 작업을 진행 중”이라면서 전날 입장을 유지했다. 합참은 전날 북한이 2번째 발사체 발사 이후 3시간 13분이 지난 오전 8시 40분 “북한의 단거리 탄도미사일 2발 발사를 포착했다”고 신속 발표했다. 합참은 오전 10시 30분에는 “7월 25일 발사한 미사일(이스칸데르급 KN-23)과 유사하며 한·미가 분석을 진행 중”이라고 한 발 더 나갔다. 정경두 국방부 장관은 같은 날 한국국방연구원(KIDA) 주최 국방포럼에서 “정점고도가 과거와 비교해 낮은 상태(30㎞)로 이전과는 조금 다른 제원으로 식별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군 당국은 탄도미사일로 입장을 최종 정리했다.

하지만 군 전문가들은 북한 발표대로 방사포 개량형에 무게를 두고 있다. 권용수 전 국방대 교수는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정점고도 30㎞ 저각고도로 이스칸데르급 미사일을 발사했다면 큰 기술적 진전”이라면서 “정점고도와 사거리만 보면 300㎜ 방사포에 무게가 실린다”고 말했다. 이춘근 과학기술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미사일 유도장치를 소형화·개량화해 방사포에 넣은 300㎜ 방사포 개량형으로, ‘미사일급 유도 방사포’라 단거리 탄도미사일로 착각했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한 미사일 전문가는 “로켓인 방사포는 비행기간 화염이 지속되고, 미사일에 비해 속도가 느리고 비행시간이 길어지는 특성을 보이는데, 군 당국 발표를 볼 때 분석능력에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냐”고 의문을 제기했다.

정충신 기자 csju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