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반(反)교육 정책을 더 가시화했다. 서울시교육청은 25일 “오는 8월부터 200∼300명 규모의 시민참여단을 통해 ‘학원 일요휴무제(制)’ 의견을 수렴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9월에는 권역별 토론회를 열고, 11월쯤 최종 결정하겠다고 했다. 지난 6월 교육청 연구정보원 산하의 교육정책연구소에 연구용역을 발주한 데에 이어, 학원 일요휴무제 추진 일정을 더 구체화한 셈이다.

일요일 학원 휴무가 조 교육감의 2014년 선거 당시 공약이긴 하지만, 포퓰리즘일 뿐이다. 그런다고 해서, 학생들이 책을 덮고 취미 활동 등에 나설 리 없다. 실효성도 없고, 되레 불법(不法) 사교육만 부추길 게 뻔하다. 국민의 교육 자율성에 대한 과도한 침해임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2008년에 제정된 ‘서울시 심야교습 금지 조례’도 이를 입증한다. 초·중·고등학생 대상 학원의 운영 시간을 오전 5시∼오후 10시로 제한했으나, 학생들이 공부 대신 밤잠을 더 많이 자게 됐는가. 단속을 피해 창문을 가려놓고 새벽까지 수업하는 학원도 적지 않은 것이 엄연한 현실이다. 조 교육감은 “공교육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발생하는 문제를 왜 학원 규제로 해결하려는지 모르겠다”는 어느 학원장의 항변이나마 귀담아듣고, 빗나간 발상부터 접어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