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7이후 北비핵화는… WSJ, 美 DIA 분석가 인용 보도

한·미는 지난해 ‘4·27 남북 판문점 정상회담’ 이후 3대 한·미 연합군사훈련을 축소·폐지했지만, 오히려 북한은 핵무기 12개를 추가로 생산하는 등 핵 능력을 증강했다는 주장이 26일 제기됐다. 이는 북한이 ‘6·12 미·북 싱가포르 선언’ 등에서 약속한 합의 내용과는 배치되는 것으로, 북한이 지난 1년 3개월 동안 실시한 비핵화 조치는 사실상 풍계리 핵실험장 폐쇄 외에는 없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미만 연합군사훈련 등을 축소하면서 북한판 ‘이스칸데르’ 등 신형 공격에 대한 방어망에 ‘구멍’이 뚫렸다는 지적이다.

26일 군사 전문가들에 따르면 북한은 핵무기에 사용되는 핵분열 물질과 장거리 미사일 생산을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안보 전문가인 미 싱크탱크 스팀슨 센터의 제니 타운 연구원과 제임스 마틴 비확산연구 센터의 제프리 루이스 연구원은 북한의 위성사진을 분석한 뒤 “북한의 핵심 무기 생산시설인 영변 핵 과학 연구센터와 산음동 미사일 생산시설 등에서 선적 컨테이너와 트럭, 많은 사람이 활동하고 있다”며 “북한이 지속적으로 대륙간탄도미사일과 핵분열 물질을 생산하는 듯하다”고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밝혔다. 타운 연구원은 겨울에 촬영한 위성사진을 인용해 “원심분리기(원심력을 이용해 물질들을 분리·정제·농축하는 기계)가 있는 건물에는 눈이 없다”며 원심분리기가 활동하며 발생한 열로 눈이 녹은 것이라고 봤다.

미 국방부 산하 국방정보국(DIA) 분석가들은 북한이 지난해 6월 12일 싱가포르에서 치러진 미·북 정상회담 이후 북한이 12기의 핵무기를 추가 생산했을 수 있다고 WSJ에 전했다. 안보 분석가들에 따르면 북한은 현재 총 20∼60기의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지난해 스웨덴 비영리 싱크탱크인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 추산 10∼20개에서 대폭 늘어난 수치다. 북한이 비핵화 약속을 뒷전으로 미루고 25일 동해로 단거리 탄도미사일까지 발사했지만, 3대 한·미 연합군사훈련인 키리졸브연습, 독수리훈련, 을지프리덤가디언(UFG)연습은 모두 형해화된 상태다. ‘동맹 연습’이라는 명칭으로 축소된 키리졸브연습은 지난 3월 ‘19-1 동맹’이라는 이름하에 치러졌지만, 컴퓨터 시뮬레이션 중심의 지휘소연습(CPX)에 그쳤다. 그나마도 북한 외무성이 내달 5일부터 치러질 ‘동맹 19-2’ 훈련에 대해 “현실화된다면 조미(미·북) 실무협상에 영향을 주게 될 것”이라고 비난하자, ‘동맹’ 명칭을 삭제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현아 기자 kimhah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