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北지원 혐의 中기업 1곳·4명 기소

법무부, 단둥훙샹실업 겨냥
中의 北제재 이탈 차단 의도

미국 법무부는 불법 금융거래를 통해 북한의 핵·미사일 등 대량파괴무기(WMD) 프로그램을 지원한 혐의로 중국 기업 1개와 중국인 4명을 기소했다고 밝혔다. 미·북 실무협상이 지연되는 상황에서 대북 제재 고삐를 당겨 북한을 압박하는 한편, 중국의 제재 공조 이탈을 차단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미 법무부는 23일 보도자료를 통해 WMD 제조와 관련해 제재 대상인 북한 기업의 불법 금융거래를 도운 혐의로 단둥훙샹실업발전과 이 회사 대표 마샤오훙, 총지배인 저우젠수, 부지배인 훙진화, 재무 매니저인 뤄촨쉬 등이 뉴저지주 연방대배심에 의해 재판에 넘겨졌다고 발표했다. 이들은 △국제비상경제권법(IEEPA) 위반 △미국 상대 사기 및 IEEPA 위반 음모 △대량파괴무기확산제재규정(WMDPSR)에 따른 제재 위반 및 회피 음모 △금융기관들을 활용한 돈세탁 음모 등의 혐의를 받고 있다. 미 연방 검찰은 지난 2016년 8월 연방대배심에 마 대표 등에 대한 기소 결정 여부를 요청했으며, 연방대배심은 3년 만에 검찰 공소장을 토대로 정식 기소를 결정했다.

공소장에 따르면 마 대표 등은 북한 당국의 대북 제재 회피 방법 문의를 받은 뒤 2009년 12월부터 2015년 9월까지 영국령 버진 아일랜드, 세이셸, 홍콩, 웨일스 등에 유령회사를 설립하고 미국에 주재원을 둔 중국 은행에 유령회사 계좌를 개설했다. 이후 유령회사를 앞세워 북한과 거래 시 미국 금융 시스템을 통해 달러 거래를 했다. 마 대표 등이 이러한 방법으로 거래한 북한 기업은 2009년 미국 정부의 제재 대상이 된 조선광선은행과 조선혁신무역회사, 2005년 제재대상이 된 단천상업은행 등이다. 존 데머스 법무부 차관보는 “피고인들은 20개가 넘는 유령회사를 이용, WMD 확산에 관여해 제재를 받고 있는 북한 기업을 대신해 불법 금융 거래를 은폐하려 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마 대표와 그의 직원들은 제재 조치를 회피하고 WMD 확산자들과 거래를 함으로써 미국을 기만하려 했다”고 지적했다.

워싱턴=김석 특파원 suk@munhwa.com

문화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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