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학부모·교육단체 반발

“하향평준화·전체주의 회귀”
학부모·자사고교장연합회 등
각종 집회·행정소송 등 예고

서울지역 자율형사립고(자사고) 가운데 재지정 평가 대상 13곳 중 8곳이 지정 취소되자 학부모 단체 등은 “말도 안 된다”면서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교육 단체들 역시 지나친 조치라는 공식 입장을 속속 내놓고 있어 논란과 갈등이 걷잡을 수 없을 만큼 증폭될 것으로 보인다.

9일 홍수연 전국학부모단체연합 공동대표는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이번 결정은 완전히 말도 안 되는 일”이라며 “평가 기준이라는 것도 자사고를 다 폐지하기 위해 의도를 담아 만든 것 아니냐”고 말했다. 홍 대표는 “다양한 교육을 선택하기 어려운 국내 환경에서 그나마 자사고가 생겨서 더 나은 교육을 위해 학부모들이 선택해 자녀를 보냈던 것인데 이마저 지정 취소를 통해 사실상 폐지 수순으로 가는 모습을 보니 희망이 없다는 생각이 든다”고 강조했다. 이경자 공교육살리기학부모연합 대표도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이 일어나고 있다”며 “학부모 입장에서는 다양한 학교를 원하는데 거꾸로 완전히 하향 평준화된 전체주의적인 학교 체제로 100% 돌아가겠다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이 대표는 “재지정 평가라는 요식행위를 거치면서 이에 성실히 응하는 학교와 학부모를 고생은 고생대로 시키고 자신들의 목적은 목적대로 추진하겠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서울자사고학부모연합회는 지정 취소 결과 발표에 앞서 서울시교육청과 청와대, 교육부에 자사고 폐지 반대 서명서 3만 장을 전달하면서 한 곳이라도 재지정이 취소되면 행정소송 등 공동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8곳이나 되는 학교가 지정 취소되는 대란이 발생하면서 앞서 자사고 재지정에서 탈락한 전북 상산고와 부산 해운대고의 경우처럼 집회와 행정소송 등 후폭풍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교육 단체의 반발도 이어졌다. 김동석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정책본부장은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자사고를 실패한 정책이라고 표현하기도 해 우려를 하긴 했지만 이번 조치는 너무 지나친 조치라는 생각이 든다”며 “궁극적으로 자사고의 폐지 수순까지 염두에 둔 조치가 아니냐”고 지적했다. 김철경(대광고 교장) 서울자사고교장연합회 회장은 앞서 평가의 전반적인 공정성에 대한 이의를 제기하면서 평가 대상 학교별로 학교법인에서 행정소송 및 가처분 신청에 나설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최재규·김수민·송유근 기자 jqnote9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