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일본 경제보복에 대한 대책을 모색하기 위해 급히 일본 출장길에 오른 이재용(가운데) 삼성전자 부회장이 7일 밤 도쿄 하네다 공항에 도착하고 있다. 연합뉴스

원로·기업인들 만나 조언 듣고
간접지원 가능 여부 타진할 듯

일본 반도체·디스플레이 소재 경제보복에 대한 해결 방안을 모색하고자 일본 출장길에 오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소기의 성과를 올릴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 부회장이 직접 일본행을 선택할 만큼 현재 삼성전자의 상황이 녹록지 않다는 방증이다. 문제는 방일 성과다. 이번 사안이 개별 기업이 아닌 한·일 양국 외교 갈등에서 비롯됐다는 점에서, 이 부회장이 큰 수확 없이 돌아올 것이란 우려와 일본에서 탄탄한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는 만큼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도 있다는 기대감이 교차하고 있다.

8일 전자업계와 재계 등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전날 밤 일본 도쿄(東京)에 도착해 이날 오전부터 현지 재계 인사들과 잇따라 만나 이번 사태에 대해 의견을 교환한다. 이 부회장은 부친인 이건희 회장 때부터 구축한 일본 재계 인맥을 통해 현지 원로와 기업인 등을 만나 최근 상황에 대해 의견을 나누면서 조언을 들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현지 유력 인사들을 상대로 여러 경로를 통해 ‘간접 지원’이 가능한지 타진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삼성 구매담당 임직원을 일본과 대만 등에 급파해 수출규제 전까지 최대한 경제보복 대상에 오른 소재 물량을 구하려 했지만, 추가 확보한 물량이 몇 주 분량에 그쳐 이 부회장이 직접 나선 것으로 보인다”며 “반도체 생산 차질을 막는 게 가장 중요한 현안인 만큼, 가능한 일본 내 인맥을 총동원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4월, 2030년까지 133조 원을 투자해 시스템(비메모리) 반도체 세계 1위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발표했다. 하지만 일본이 규제 방침을 밝힌 3가지 소재 중 감광액인 ‘레지스트’ 수입에 차질이 생기면 시스템 반도체 1위 달성 목표에 차질이 불가피하다.

한편, 이 부회장의 귀국은 오는 9일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문재인 대통령이 오는 10일 청와대에서 30대 그룹 총수들과 간담회를 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어 그 전에 귀국해 준비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그러나 상황에 따라 양해를 구하고 현지에 더 머물 수도 있다는 분석도 있다.

이해완 기자 parasa@munhwa.com